카카오내비, "우리 데이터 경쟁력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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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내비 데이터·머신러닝 엔지니어들이 한숨을 내쉬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자사 직원에 보낸 글을 읽고 나서다.

박 사장은 최근 사내 게시판에 “사전에 T맵도 구글 협력을 제안받았으나 제대로 협의되지 못한 채 무산됐다”며 “큰 파급효과가 예상되는 일은 반드시 보고하고 유관 조직과 함께 협의해야 한다”고 썼다.

박 사장 게시글 의도는 '긴박감 필요'였다. 그러나 카카오내비 직원은 '사전'이라는 단어에 허탈감을 표한다.

업계 관계자는 “사전이란 단어는 마치 T맵에 우선권이 있었다는 뜻”이라며 “T맵이 무산되지 않았으면 카카오내비에 기회가 오지 않았다는 식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카카오내비는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파트너 맵으로 채택됐다. 이로써 카카오내비는 구글과 현대·기아차라는 우군을 확보했다. T맵 추격 동력을 얻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앞으로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장이 활성화 되고, 자율주행차까지 상용화 된다면 모바일 맵 사용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핵심은 내비 앱이다. 길 안내 알고리즘은 자율주행과도 연결된다.

현재 국내 내비게이션 시장은 SK텔레콤 T맵이 1위다. T맵은 모바일 내비게이션 시장에서 점유율 55%를 차지한다. 카카오내비가 추격하고 있다.

앞서 구글은 자체 서비스를 위해 한국 정부에 고해상도 지도 데이터 반출을 요청했으나 허가받지 못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오토에 탑재될 내비 파트너사를 선정하기 위해 여러 업체를 검토한 끝에 카카오를 선택했다. 구글의 국내 안드로이드OS 점유율은 80%에 육박한다.

한편, 박 사장은 게시글에서 '급하게 후속조치'를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우선 SK텔레콤은 내달 T맵 7.0 버전을 출시한다. AI 기능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3차원 고정밀지도 기술도 일부 접목할 예정이다. T맵은 1000만 이상 이용자에게서 얻은 음성명령 데이터가 강점이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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