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1】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만나 삼성을 국민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대표기업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삼성만의 기술개발·가치창출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삼성은 조만간 100조원 규모 투자 및 고용 창출 계획도 발표할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6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찾은 김 부총리와 간담회 자리에서 “의지를 갖고 미래 성장동력을 만들고 청년이 일자리와 꿈을 갖도록 힘쓰겠다”며 “협력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에게 지지받고 온 국민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대표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김 부총리가 “변화의 중요한 시기에 정부와 시장의 간극을 줄여나갈 것”이라고 말한데 대한 화답이다.
이 부회장은 또 “삼성만이 할 수 있는 기술개발과 사회에 도움이 되는 가치창출을 열심히 해 일자리를 많이 만들겠다”고 말했다.
삼성은 당초 발표가 예상됐던 100조원 규모 투자·고용 계획은 공개하지 않았다. 청와대가 김 부총리 방문에 맞춘 발표에 제동을 걸면서 늦춰졌다는 분석이다. 앞서 청와대는 김 부총리에 “방문에 맞춰 삼성이 투자계획을 발표하는 것은 정부 강권 느낌이 나기 때문에 적절하지 않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총리는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삼성이 진정성을 갖고 구체 사업 계획을 준비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발표 내용과 시기는 전적으로 삼성에 달렸다. (삼성이) 여러 달 준비했기 때문에 그리 멀지 않은 시간 내에 외부에 이야기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와 이 부회장 간담회에선 '미래' '상생' '일자리' 관련 이야기가 오갔다.
삼성은 전체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는 반도체 사업에 철두철미한 기술개발과 투자로 초격차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 5세대(G) 이동통신 등 미래 성장사업에 집중 투자해 글로벌 기술 경쟁력을 확보한다. 특히 바이오는 '제2의 반도체'가 될 수 있도록 과감한 투자와 혁신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은 “평택 반도체공장은 반도체 수출 최전선이자 혁신과 성장의 산실”이라며 “미래를 위한 성장기반 구축과 혁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은 평택 단지의 안정적 전력 확보 방안, 바이오·5G 등 미래 성장산업 경쟁력 제고, 핵심산업기술 보호방안 등을 정부에 건의했다. 정부는 반도체 공장 신설에 따른 추가 전력공급 방안, 바이오 분야 규제개선, 현장 전문 인력 양성 등에 적극 협의하기로 했다. 국가핵심기술 추가 지정, 기술탈취 목적 해외 인수합병(M&A) 관리 강화 등 산업기술 유출방지에도 힘쓰겠다고 설명했다.
재계는 삼성 투자계획 발표가 미뤄진 것에 대해 아쉽다는 반응이다. 현재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기업의 적극적 투자와 고용창출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은 이 부회장이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후 수개월 전부터 투자와 고용확대, 사회공헌 등 다양한 계획을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인도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 부회장에게 국내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와 청와대간 입장차로 인해 준비한 계획을 발표하는데도 눈치를 보는 상황이 됐다는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지금 한국 경제가 투자 위축과 고용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데, 정부가 기업에 투자 독려하는 것을 이상하게 바라보는 모양새”라면서 “기업인 삼성 입장에서도 정부 정책에 화답해 투자와 일자리 창출 정책을 마련했지만, 환영받지 못하는 이상한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평택, 서울)=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