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애플보다 갑절 이상 높은 점유율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글로벌 시장에서 애플이 '부동의 1위'를 유지하지만,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선두 자리를 확고히 할 것으로 예상됐다.
유로모니터 '글로벌 및 한국 웨어러블 시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국내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지난해 44.3% 점유율 기록, 1위를 차지했다. 올해는 1.1%포인트(P) 점유율 하락이 예상되지만 순위 변동은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가 한국 스마트워치 시장 점유율 단독 조사 데이터를 공개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애플은 지난해 24.8% 점유율로 2위를 기록했다. 올해는 작년 대비 3%P가량 내려앉으면서 삼성전자와 점유율 격차가 갑절 이상 벌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애플은 2015년 6월 국내에 애플워치를 처음 출시한 이후 20%대 점유율을 유지했다. 다만 2016년 국내에서 30.1% 점유율로 정점을 찍은 이후 지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유로모니터는 LG전자가 올해 10.3% 점유율을 기록, 삼성전자·애플에 이어 3위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11.4% 점유율보다 소폭 하락한 수치다. LG전자는 2016년(13.4%) 처음으로 소니를 제친 이후 3위 자리를 유지했다.
소니는 2015년 11.9% 점유율을 차지한 이후 2016년 8.3%, 지난해 4.5%를 기록, 올해 2.6%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소니가 2015년 3월 '스마트워치3 메탈'을 국내 출시한 이후 단 한 번도 신제품을 선보이지 않은 것이 점유율 하락 주요 요인으로 풀이된다.
기타 제조사 약진이 두드러졌다. 2015년 5%에 불과했던 기타 제조사 국내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5%로 상승, 올해는 처음 20%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됐다. 키위플러스·인포마크 등 업체가 이통사와 협력해 키즈폰을 잇달아 내놓은 게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진 결과다. 가민·핏비트 등 외산 업체가 국내에 잇달아 진출하면서 시장 공략을 강화한 것도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유로모니터는 올해 국내 스마트워치 출하량이 75만2200대를 기록, 전년(62만6800대)보다 20% 증가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2023년 국내 스마트워치 출하량은 139만5900대로, 올해보다 무려 85.5%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스마트워치 시장에서는 애플 독주 체제가 분명했다. 애플은 2015년 41.3% 점유율을 기록한 이후 2016년 34%까지 떨어졌지만, 올해 35.6% 점유율을 기록하며 반등할 것으로 점쳐졌다.
유로모니터는 삼성전자가 올해 15.8%를 기록하며 애플에 이어 2위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고, 화웨이는 4.4% 점유율을 올리며 가장 높은 성장률을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0.5% 점유율을 기록, 2016년 보다 소폭 점유율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애플·LG전자 8월 이후 신형 스마트워치를 국내에 선보이며 2년 만에 경쟁을 펼친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기능을 강화한 '갤럭시워치'를 선보이고, 애플은 '애플워치4 시리즈'로 점유율 회복에 나선다. LG전자는 'LG워치 타임피스·LG워치 리브레' 등을 출시하며 애플 추격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