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에 맞춰 인공지능(AI), 바이오, 소재 등 신기술·신산업 분야에서 파괴적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사회·경제, 고용 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변화 핵심인 지식, 기술과 인재를 보유하고 있는 대학의 중요성이 크게 증대되고 있다. 이러한 4차 산업으로의 변화 속에서 대학은 학생을 가르치는 교육 측면뿐 아니라 직접 창업 주역으로 기업가정신에 기반한 신기술 창출, 창업, 고용, 이를 통한 경제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최근까지 학교 내 창업이 국가사회 차원에서 적극 수용되지 않고 있다. 물론 연구결과를 사업화해 회사를 경영하는 교수가 있지만 소수에 불과하다. 교수가 회사를 운영하거나 외부기업의 임원을 겸임한다는 것은 교육을 이용해서 사익을 추구하는 것으로 인식해서다. 사회적 비난을 받고 교수직을 그만두거나 회사를 포기해야 하는 분위기였다.
선진국은 우리와 매우 다르다. 영국은 90년대 초 10여명에 불과했던 백만장자 교수가 90년대 말에는 1만2000여명으로 대폭 증가하는 등 벤처기업 창업과 성공으로 대학이 벤처 산업 발전을 주도했다.
미국에서는 하버드, 스탠포드, MIT 졸업생 및 교수 연구원 창업회사가 21만6000개에 이른다. 이들 기업은 3040만개 일자리를 창출하고 연간 8.5조달러 매출을 달성하고 있다. 일본은 2001년 경제산업성이 '대학발 벤처 1000사 계획'을 발표하고 2004년 국립대학 법인화가 이루어지면서 벤처 창업 환경이 크게 개선됐다. 2015년까지 상장기업 수가 40개 이상으로 증가하는 등 외형적 성과를 이루었다.
교원창업이란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16조(교육 공무원 등의 휴직 또는 겸직에 관한 특례) 적용 대상인 교수 또는 연구원이 당해 대학 또는 연구기관 실험실 등에서 벤처기업을 설립하고 개발한 연구 성과를 사업화해 기업을 설립하는 것을 의미한다. 유형으로는 기술개발에 초점을 두어 외부기업에 기술을 제공하는 연구형기업과 자체 연구·개발은 물론 직접 생산해 판매하는 연구 및 생산형 기업이 있다.
2017년 대학창업통계 조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교원 215명이 195개 기업을 창업했다. 2015년 대비 42%가 증가했으나 매출액은 약 25억원이고 고용 인원은 168명으로 선진국보다 상당히 저조하다. 아직 교원 창업 지원제도와 유인책이 상대적으로 활성화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GEM(2013)에 따르면 우리나라 생계형 대비 기회형 창업 비율이 1.3 정도로 GEM이 혁신주도형 국가로 분류한 국가들 중 최하위권에 속한다.
기회형 창업을 증대시키기 위해서 대학이나 연구소 활용이 필요하다. 고급기술인력의 안정적 창업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대학과 연구원 창업 지원제도가 필요하다.
첫째, 가장 중요한 부분은 창업할 경우 교원신분 문제다.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 조치법을 살펴보면 대학 교원은 벤처기업이나 창업기업 대표자나 임원으로 근무하기 위해 휴직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휴직기간은 창업 준비기간 6개월을 포함해 3년 이내로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3년 이내에서 휴직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러나 개별사례를 보면 불명확하고 휴직이나 겸직기간 차이가 천양지차다. 휴·겸직 동안 급여지급 역시 많이 다르다. 2016년에 교원창업 휴·겸직 제도를 시행한 학교는 147개교(34.8%)며, 휴직제도는 21.6%, 겸직제도는 34.6%가 시행하고 있다. 개선이 필요하다.
둘째로 교원창업시 대학 기여금이다. 현재 각 대학이 교원창업을 위한 휴·겸직을 허용했을 때 대학발전기금을 일정부분 받고 있다. 이러한 기부금 또는 기여금 수준이 대학마다 차이가 있어 창업하고자 하는 교원은 다소 혼란을 느낀다. 기여금 공론화와 제도화가 필요하다.
셋째로 교원창업시 이해충돌 해결이다. 일반적으로 교원이 창업한 경우 교내 연구시설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본인 지도학생을 창업기업 연구개발에 종사시키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우 어디까지가 경계인지 논란이 분분하다. 이 문제 역시 제도적으로 풀어야 한다.
지금 한국경제는 기존 산업 내 제조업 위기부터 신성장 동력분야 발굴 미흡으로 미래 경제성장이 불확실한 상태다. 기회형 성공창업 자원이 풍부한 대학발 교원창업 성공사례가 필요한 때다. 정부와 대학 구성원 모두 지혜를 모으기를 기대한다.
김경환 성균관대학교 글로벌창업대학원 교수(산업클러스터학회장) khkim61@skk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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