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본인이 저장하지도 않은 전화번호가 휴대전화 주소록에서 갑자기 발견돼 보안 논란이 일었다.
3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인디아에 따르면 스마트폰 주소록에 UIDAI라는 기관의 전화상담 서비스 전화번호가 갑자기 생긴 경우가 수백만 건에 달한다.
직접 등록하지 않은 번호가 주소록에 있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네티즌은 SNS에 관련 사진을 캡처해 올렸다. 이에 자신의 휴대전화에도 같은 번호가 생긴 것을 확인한 다른 이도 우르르 '경험담'을 공유했다.
UIDAI는 인도의 고유식별청을 말한다. 한국의 주민등록번호 같은 아다르 번호를 관리한다. 애초 인도 정부는 아다르 번호 발급 여부를 개개인의 자발적 동의에 맡겼다. 하지만 올해 4월부터는 모든 은행계좌와 휴대전화에 아다르 번호를 등록하게 했다. 사실상 의무화시킨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정보 유출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올 초에도 11억명 이상의 아다르 번호를 살펴볼 수 있는 정부 포털 관리자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단돈 500루피(약 8200원)에 판매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이에 네티즌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 UIDAI나 다른 정부 기관 등이 또 다른 방식으로 개인정보를 유출했거나 은밀히 관리하는 것 아니냐며 의심하는 목소리를 냈다.
결국 이번 논란은 구글이 실수를 시인하면서 조금씩 잠잠해지는 분위기다. 구글이 휴대전화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를 설치할 때 실수로 관련 코드를 삽입했다는 것이다.
구글은 “내부 조사를 한 결과 2014년에 UIDAI 전화상담 전화번호 등이 우연히 설치 프로그램에 삽입됐고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업체에 배포돼 인도에 유통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코 허가받지 않은 상태에서 안드로이드 장치에 접근해서 벌어진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일부 네티즌은 여전히 기업이나 정부가 개인 휴대전화에 몰래 접근해 정보를 관리한다는 의심을 버리지 못하는 분위기다.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 개발자인 아르나브 굽타는 힌두스탄타임스에 “문제가 된 번호는 처음 설치했을 때는 없었지만 나중에 인터넷에 접속한 뒤에 생겼다”고 주장했다. 그 번호는 구글 설명처럼 운영장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외부 인터넷에서 들어왔다는 것이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