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3D프린터는 만능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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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프린터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됐다. 1980년 초 미국 한 가구회사에서 일하고 있던 찰스 헐은 자외선을 이용해 특정 재료를 경화하는 과정에서 3D프린터 영감을 얻었고, 1984년 3D시스템스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세계 첫 상업용 3D프린터는 광경화방식(SLA)을 이용해 탄생됐고, 3D프린터를 다루는 이에게 익숙한 디지털 설계 표준 포맷 STL도 이 회사에서 시작됐다. 최초 3D프린터가 나온 이후 20년이 지난 2000년 초반 에이드리언 보여 박사가 이끄는 오픈소스 프로젝트, 렙랩에 의해 누구나 만드는 오픈소스 3D프린터는 대중에게 무료로 공개됐다. 3D프린터가 대중화된 건 2009년 융합적층모델링(FDM) 기술 특허가 만료, 2013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국정 연설에서 3D프린팅 기술을 미래 제조업 혁명 대표 주자로 언급하면서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오면서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로봇, 자율주행, 3D프린팅과 같은 전문 기술이 서로 융합한다. 3D프린팅을 통해 기존에는 없던 '맞춤 생산 서비스'라는 새로운 개념에 종사하는 신경제 인구도 생기고 있다. 최근 치과 의료 분야는 디지털 생산 방식에 편승해 '디지털 덴티스트리'라는 신개념으로 변화에 동참하고 있다. 한 예로 미국 투명 교정 장치 제조회사인 얼라인테크놀로지(인비절라인)은 발 빠르게 대량 3D프린터를 갖추고 서비스에 들어가 세계 500만명 이상 사용자에게 제품을 제공하는 등 세계 투명교정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한다. 치과 의료 분야 경험이 전혀 없던 젊은 사업가가 창업한 이 회사는 3D프린터를 이용한 의료 혁신 대표 주자로 떠올랐다. 3D프린터는 이외 다양한 분야에서도 활용되며 4차 산업혁명 총아로 떠오르고 있다.

3D프린터는 여러 형태 재료를 한 층 한 층 쌓아 올려 3차원 형상으로 제조하는 적층제조 방식이다. 디지털 설계도면만 있으면 기존 절삭 방식보다 디자인 형상 구조 한계를 극복하고 공정 간소화, 재료 낭비 없이 제품을 제작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현재 3D프린터는 만능이 아니다. 긴 제작 시간과 완성도가 부족한 결과물, 출력물 크기 한계 등 단점도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사용자가 디지털 설계도면을 입력하지 않으면 그 어떤 것도 스스로 제작하지 못한다. 이 설계도면 제작 과정은 대부분 컴퓨터 전문 프로그램 이용 방식으로만 돼 있어 복잡하고 어려워서 3D프린터 대중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3D프린터가 산업 전반과 일상생활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같은 관련 소프트웨어(SW) 응용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듀얼렌즈를 이용한 삼차원 측량 스캔 방식 등 신기술이 적극 도입돼야 한다. 관련 산업 생태계를 꾸리는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 국내 공교육 시장은 정부 정책에 힘입어 3D프린터 보급이 활발하지만 학교 특성에 맞는 구매 가이드가 부족하다. 여전히 정보 사각지대에 놓인 일선 교사에게는 선택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이로 인해 여러 종류 기술 및 규격 3D프린터 제품이 교육 현장에서 적절하게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각 학교에서 시행되고 있는 메이커 교육은 이후 코딩 등과 융합·촉진되기 위한 창의 교육 지침도 필요하다. 최근 확산되고 있는 메이커 문화 운동이 향후 공교육·산업 전 분야에 하나의 아이콘으로 형성하도록 적절한 제도 마련을 함으로써 이제 움트는 대한민국 메이커 문화가 한류 열풍과 같이 또 한 번 세계 시장에서 위상을 떨치기를 기원한다.

신정현 큐비콘 영업 마케팅 총괄 jhshin@3dcub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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