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1·2위 클라우드 공룡, 국내 의료시장 진출..시장 장악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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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MS 본사(자료: 전자신문 DB)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클라우드 공룡이 국내 의료 시장에 진출한다. 수준 높은 국내 의료 기술과 정보를 활용해 글로벌 네트워크·생태계 마련 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인프라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을 전면에 내세운 다국적 기업에 의료 정보기술(IT) 주도권을 뺏길 위기에 처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MS는 한국인터넷진흥원에 의료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신청, 연내 획득이 유력하다. 이에 앞서 AWS가 의료 ISMS 인증을 획득, 글로벌 클라우드 1·2위 기업의 국내 의료 시장 진출이 가시화됐다.

ISMS는 정보통신망 안정성 및 신뢰성 확보를 위해 관리·기술·물리 보호 조치를 포함한 종합 관리체계다. 주요 통신사업자, 매출액 100억원 이상 서버호스팅 기업, 상급종합병원, 대학교 등이 인증 의무 대상이다. ISMS 인증은 의료 클라우드 사업 필수다. 상급종합병원이 ISMS 인증 대상인 데다 의료법이 고시한 '의료기관 정보 외부보관에 관한 고시'를 충족하기 위해서다.

한국MS 관계자는 “의료 클라우드 시장 진출을 위해 ISMS 인증 심사를 받고 있다”면서 “인프라 제공만 아니라 클라우드 기반 AI 생태계 구축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 가운데 의료 클라우드 사업을 펼치는 곳은 KT,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 정도다. 병원정보시스템(HIS) 등 일부 영역에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한다.

AWS와 MS 클라우드는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된다. AWS는 ISMS 인증 후 뛰어난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중대형 병원 연구용으로 사용한다. 디지털 헬스케어, 의료IT 솔루션 기업 해외 진출에도 핵심 인프라로 활용된다.

한국MS는 연세의료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등과 의료 AI 접목을 협업한다. MS 에저 기반으로 병원이 자체 개발 AI 알고리즘을 구현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ISMS 인증 계기로 제한된 연구 영역을 넘어 의료기관에 결과물을 접목하거나 솔루션과 인프라 기업, 병원을 연결하는 클라우드 기반 AI 생태계를 조성한다.

글로벌 클라우드 공룡이 우리나라 의료를 주목하는 이유는 잠재 수요가 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의료기관은 세계 수준 전산 시스템을 구축했다. 방대한 의료 정보가 생성되는 상황에서 분석, 관리 필요성이 커진다. 클라우드 도입으로 빅데이터 분석 체계를 구축하고 정보보안 수준을 높이는 시도가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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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전경

국내 클라우드 시장뿐만 아니라 AI 솔루션 시장까지 막대한 영향이 예상된다. 서비스형인프라(IaaS)에 치우친 국산 클라우드 업체와 달리 AWS와 MS는 자체 의료 애플리케이션 생태계를 조성,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영역까지 보고 있다. 국내 병원, AI 솔루션 기업과 활발히 교류하면서 클라우드 인프라 안에서 개발·활용·배포를 유도해 국산 클라우드와 접점을 잃게 만든다. 해외 의료기관, 기업과 교류를 포함해 해외 진출까지 고려하는 병원과 기업은 글로벌 클라우드에 매력을 느낀다.

대형 병원 관계자는 “외국계 기업 서버에 의료 정보를 보관해야 한다는 우려가 아직 있지만 서서히 약해지고 있다”면서 “다국적 기업의 시장 장악을 막기 위해서라도 국내 클라우드 업체가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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