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염으로 시원한 쇼핑몰이나 백화점으로 인파가 몰리며 유통업계가 특수를 맞았다. 통상 업계에서 평이한 기온보다는 과도한 계절성이 매출에 도움이 된다. 유통가는 도심 쇼핑몰에서 바캉스를 즐기려는 '백캉스(백화점+바캉스)' '몰캉스(쇼핑몰+바캉스)' 족들이 늘어나며 매출도 오르는 것을 반기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폭염이 절정에 달한 16일부터 22일까지 롯데·현대·신세계백화점 매출이 큰 폭 늘었다. 백화점 여름정기세일이 끝난 직후임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매출 상승률을 웃돌았다.
신세계백화점은 16일부터 22일까지 전년 대비 매출이 17.8% 상승했다. 평소 2~3%에 머물던 매출신장률이 두자릿수로 오르며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남성제품이 32.5% 신장했고 가전(20.3%), 여성(16.3%), 식당가(13.5%) 순으로 크게 늘었다. 현대백화점도 같은 기간 명품(23.3%), 리빙(20.6%), 영패션(22.6%), 식품(18.6%) 등이 판매 호조를 보이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2% 신장했다. 롯데백화점도 18일부터 24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0.4%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구매자 수는 13.9% 늘었다.
여름 방학을 맞아 캐릭터 퍼레이드, 체험행사 등 이벤트를 운영 중인 스타필드 역시 방문객이 크게 늘었다. 스타필드 하남과 코엑스, 고양 등 3곳의 지난주 방문객 수는 전년 동기보다 10~15% 가량 증가했다.
방문객 집계 시스템을 갖춘 잠실 롯데월드몰은 지난 주말 평균 20만7000여 명이 방문했다. 21일 토요일에만 21만8000여명, 22일 일요일 19만7000여명이 몰렸다. 롯데월드몰의 1~6월까지 주중 평균 방문객 수는 11만 명, 주말 평균은 16만 명으로 지난 주말 약 40% 증가한 것이다. 여의도 IFC몰 역시 21~22일 주말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주말 대비 약 20% 증가했다.
계속된 폭염으로 매출 상승세가 이어지자 유통업계는 영업시간을 늘리는 등 다양한 프로모션에 나서고 있다.
이마트는 다음달 19일까지 전국 143개 점포 중 66개 점포의 영업 종료 시간을 점포에 따라 30분~1시간 늦췄다. 성수점, 은평점, 월계점 등 63개 점포 폐점 시간은 기존 밤 11시에서 11시30분으로 변경되며 보령점과 펜타포트점(천안) 두 개 점포는 밤 10시에서 11시로 연장한다.
스타필드는 하남점에서는 8월7일까지 뽀로로·타요 등 아이코닉스의 대표 캐릭터를 한 캐릭터존을 설치한다. 고양점에서는 같은 기간 유튜브 스타인 핑크퐁을 내세워 캐릭터존을 만들었다. 8월10일부터 24일까지 서로 장소를 바꿔 운영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은 '백캉스족' 체험전을 27일부터 진행한다. 판교점이 다음달 5일까지 애니메이션 캐릭터 '도라에몽' 모형 100개를 곳곳에 전시하고 '추억의 오락실'도 운영할 예정이다. 울산점과 대구점,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은 어린이 직업 체험전 '키자니아 고' 행사를 한다. 롯데백화점은 김포공항점 문화홀에서 '아이 러브 레고' 월드 투어 전시회를 선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폭염으로 놀이공원, 캠핑, 레저 등 외부 여가 활동이 제한되는 반면 실내 쇼핑 고객이 매출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방학이 시작되는 이번주부터 매출이 더 늘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