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이 올 4분기 출시 예정인 중형 세단 '말리부' 페이스리프트(부분분경) 모델에 디젤 엔진을 추가해 상품성 강화에 나선다. 신형 말리부는 가동률이 급감한 한국지엠 부평공장 생산량을 책임질 올해 유일한 신차이자 핵심 차종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신형 말리부 디젤 엔진 모델 개발을 마치고, 최종 주행 테스트 중이다. 그동안 말리부는 미국 시장과 동일하게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라인업을 운영했으며, 디젤 엔진은 선택할 수 없었다.
신형 말리부에 탑재될 디젤 엔진은 기존 크루즈, 이쿼녹스와 동일한 사양으로 알려졌다. 크루즈와 이쿼녹스에 장착한 1.6ℓ CDTi 디젤은 독일 오펠이 개발한 엔진으로 6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린다. 최고출력은 134마력, 최대토크는 32.6㎏·m를 발휘한다.
연료 효율성은 디젤차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다. 같은 엔진을 탑재한 차종의 공인 복합 연비는 크루즈 16.0km/ℓ, 이쿼녹스 13.3km/ℓ 수준이다. 말리부 경우 공차 중량을 고려하면 크루즈와 이쿼녹스 중간인 14~15km/ℓ 수준의 연비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파크와 함께 한국지엠 판매를 견인하던 말리부는 심각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올 상반기 말리부는 6211대가 팔리는 데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68.4% 급감했다. 월평균 1000대 수준까지 줄어든 셈이다. 지난달 스파크가 3850대를 기록하며 철수설 이전 수준으로 판매량을 회복했지만, 말리부는 감소세를 막아내지 못하고 있다.
한국지엠은 신형 말리부 출시를 최대한 서두른다는 입장이다. 현재 한국지엠 부평2공장은 캡티바가 단종되면서 말리부 한 차종만을 생산하고 있다. 가동률은 30% 미만으로, 일주일에 이삼일 가량만 공장을 돌리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신형 말리부 디젤 엔진 탑재가 한국지엠 판매 회복에 큰 영향을 미치긴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디젤 중형 세단 인기가 갈수록 하락하고 있어서다. 경쟁 차종인 쏘나타와 K5 경우 디젤 모델 판매 비중이 10% 전후 수준에 불과하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신형 말리부 디젤 엔진 모델을 국내에서 테스트 중인 것은 맞다”면서도 “아직 구체적인 출시 시기는 내부적으로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