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 "인터넷전문은행, 핀테크 생태계 구심점"... '은산분리 규제 완화' 시사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인터넷전문은행이 핀테크 생태계 구심점으로 금융산업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며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데 규제당국이 최소한 걸림돌은 되지 않게 해야한다”고 밝혔다. 이는 은산분리 규제 완화 행보에 박차를 가할 것이란 신호로 풀이된다.

금융위뿐만 아니라 최근 국회 정무위도 찬성 쪽으로 무게가 기울며 연내 은산분리 규제 완화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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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 금융위원장이 23일 경기도 성남 판교 카카오뱅크 본사에서 열린 핀테크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에서 카카오 관계자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이날 최종구 위원장은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뱅크 본사에서 열린 '핀테크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현장간담회'에서 △카카오뱅크와 카카오 협업 사례 '상담챗봇' △케이뱅크와 '더치트' 간 협업 사례 '앱투앱결제' △케이뱅크와 뱅크웨어글로벌 간 협업 사례 '신(新)코어뱅킹' 등을 시연했다.

최 위원장은 “핀테크 생태계 중심에 위치한 인터넷전문은행도 다른 핀테크 기업과 적극 협력하고 있다”며 “당초 취지에 맞게 잘 운영될 수 있게끔 해달라는 ICT업체 의견에 우리도 공감한다”고 화답했다. 이어 “인터넷전문은행법과 금융혁신지원특별법 조속 입법을 위해 국회와 긴밀히 논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간 은산분리 규제 완화에 대해 '국회 몫'이라고 유보적인 입장만 보이던 금융위원회가 은산분리 원칙 재점검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앞서 지난 11일 국회 토론회에서도 최 위원장은 “은산분리 규제를 금융산업 기본원칙으로 하되, 인터넷전문은행만 규제를 국제적인 수준에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피력한 바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에 은산분리 규제 완화 찬성 의원이 다수 포진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20대 국회 전반기까지만 해도 반대를 표명한 여당 의원들이 입장을 바꾼 것이다.

당초 금융 혁신 '메기'로서 주목받던 인터넷전문은행이 잇따라 은산분리 벽에 부딪히자 완화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현행 은산분리 규제에 따라 카카오, KT 등 산업자본은 인터넷전문은행 지분을 최대 10%(의결권 4%)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이에 여민수 카카오 대표도 간담회에서 “특별법 개정 문제와 ICT기업이 책임 경영을 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됐으면 좋겠다”며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의결권을 4%만 갖고 있어 나머지 96%를 설득하기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법 개정 외에도 금융당국이 할 수 있는 선에서 규제를 바꿀 것임을 약속했다. 그는 “네거티브 규제로 갈 필요가 있다는 업계 입장에도 공감하고, 법 개정 이전에라도 우리 스스로 찾아서 할 수 있는 부분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심성훈 케이뱅크 행장, 이용우·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 등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 및 김화랑 더치트 대표, 김영환 페이민트 대표 등 핀테크 업체 관계자가 참석했다.

은산분리 규제 완화 외에도 △개인정보보호법 개정 △위탁테스트 항시 운영 △소프트웨어 지식재산권(IP) 보호 등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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