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전통 맹주 삼성전자와 신흥 강호 중국 샤오미 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샤오미에 선두자리를 내준 삼성전자가 2분기 시장점유율을 높이며 선두 탈환 발판을 마련했다.
샤오미는 2분기에도 1위를 수성, 3분기 연속 선두를 구가했지만 삼성전자 맹추격으로 3분기 이후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샤오미와 삼성전자는 2분기 각각 30.4%·30.2% 시장점유율을 기록, 1~2위에 올랐다.
양사 점유율은 0.2%포인트 차이로 전 분기 대비 격차가 크게 줄었다. 1분기 삼성전자와 샤오미는 각각 25%, 31%를 기록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1년부터 인도에서 1위를 고수했다. 하지만 샤오미는 인도 진입 1년 만에 삼성전자를 제쳤다.
샤오미 '현지화 전략'이 적중했다는 분석이다. 인도에 휴대폰 제조공장 6곳을 설립, 현지에서 판매되는 스마트폰 95% 이상을 생산했다. AS센터는 지난달 100곳으로 늘렸다. 오프라인 매장 확대와 프로모션 강화도 한몫했다.
사실상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샤오미가 양강체제를 구축한 만큼 본격적인 헤게모니 쟁탈전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인도에서 스마트폰 제조공장을 준공하고 2020년까지 스마트폰 생산물량을 기존보다 76%가량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샤오미는 내년까지 직영매장 '미홈'을 100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삼성전자는 인도 스마트폰 교체주기가 짧다는 점을 고려, 보급형 스마트폰 라인업을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갤럭시A·갤럭시J·갤럭시온 시리즈 등 인도 소비자가 선호하는 중저가폰 10여종을 출시했다. 예년보다 월등히 많은 수준으로 스마트폰 선택 폭을 넓혀 시장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샤오미는 젊은 소비자 공략을 강화할 전망이다. 인도 인구 44%가 24세 이하로 젊다는 점을 고려, 온라인 스마트폰 구매자를 대상으로 소액 대출을 제공하기 위해 현지 핀테크 스타트업 지분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IDC는 “삼성전자가 인도에서 공격적으로 나오면 샤오미가 기존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샤오미가 인도 스마트폰 시장 선두 자리를 지키는 것은 기존과는 차원이 다른 도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