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혁신 의료기기, 규제 덫에서 벗어나나...문재인 정부, 규제개선·산업육성 발표

정부가 의료기기 안전성을 입증하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만으로 의료 현장 사용이 가능해진다. 체외 진단기기 시장 진입 소요 기간도 390일에서 80일로 단축된다. 다음 달부터 300억원 규모 기술창업펀드가 운영된다.

정부 규제 혁신과 산업 육성 방안으로 국내 신기술 의료기기 시장이 개화기를 맞는다.

정부는 19일 보건복지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 같은 '혁신 성장 확산을 위한 의료기기 분야 규제 혁신 및 산업 육성 방안'을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행사에 참석해 국민이 체감하는 규제 혁신 세부 방안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의료기기는 개발보다 허가와 기술 평가 받기가 더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혁신 제품이 제대로 평가받고 적시에 출시되지 못하는 비효율 구조를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의료기기 전반에 포괄 네거티브 규제를 적용한다. 사전 규제 방식에서 '사전허용·사후규제' 방식 전환을 의미한다. 의료기기 개발 이후 시장 진입까지 여러 규제 과정을 거쳤다. 시장 진입까지 최대 520일까지 소요됐다.

혁신·첨단 의료기술 조기 시장 진입을 지원한다. 개발 이력이 짧고 연구 결과가 부족해서 의료기술평가에서 탈락하던 혁신·첨단 의료 기술을 신속하게 시장에 진입하도록 인허가와 혁신 가치 보상 선제 방안을 마련한다. 내년 1월부터 평가 절차를 통해 조기 시장 진입을 허용한다.

식약처는 '신속 허가 가이드라인'을 만든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은 의료진 편의를 증진시킬 의료 기술은 예비분류 코드로 등록하거나 심평원 확인증 발급을 통해 시장에 진입(신의료기술평가 절차 생략)하도록 한다. 체외진단검사 분야 신의료기술평가는 사전 평가에서 사후 평가로 전환, 기기 개발 후 1년 넘게(390일) 걸리던 시장 진입을 80일 이내로 단축시킨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료기기 규제는 4단계로 구성돼 보험 등재까지 장시간이 소요됐다”면서 “산업계 목소리와 국민 건강 보호 목적을 균형 있게 고려해서 불필요한 규제 절차를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산업 육성을 위한 제도·재정 기반도 갖춘다. 의료기기업계 요구 사항인 '의료기기산업육성법'과 '체외진단기기법'을 제정, 산업 육성 법 체계를 강화한다. 기술 혁신성 등이 뛰어난 혁신의료기기 허가·심사 특례 제공 법안도 마련한다.

인공지능(AI), 3D프린팅, 로봇 등 활용한 미래 유망 혁신·첨단 의료기술이 최소 안전성이 확보되면 시장 진입을 허용한다. 임상 현장에서 3~5년 동안 사용해 축적된 임상 근거로 재평가를 실시한다.

연구중심병원에 '산병협력단' 설립을 허용한다. 혁신 의료기술 연구와 사업화 허브 기반을 마련한다. 산병협력단은 병원과 산업계 협력으로 우수 연구개발 성과를 실용화한다.

연구중심병원 지정제는 인증제로 전환한다. 연구중심병원과 지역 거점 병원 간 컨소시엄을 구성, 지방병원 연구 역량을 높인다. 복지부와 과기부가 지역 거점 병원을 혁신 성장 거점 육성을 위해 내년부터 기업, 대학,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등 공동 연구를 지원한다. 환자 진료 경험을 토대로 혁신 의료기기 개발을 선도할 연구의사 육성, 국산 의료기기 성능 개선 지원 정책을 추진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연구 결과 축적이 어려운 혁신·첨단 의료 기술은 문헌 근거가 부족하더라도 혁신·첨단 의료기술 잠재 가치를 고려, 시장 진입을 허용하는 별도 평가 트랙을 운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보건산업 초기 기술창업펀드'를 8월부터 운영한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대책에 힘입어 의료기기 산업이 성장하고 국내 기업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는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의료기기 분야는 국민 생명과 직결되는 분야이기 때문에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면서 규제를 혁신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규제 혁신이 쉽지 않지만 의료기기 산업에서 규제 혁신을 이뤄 내면 다른 분야 규제 혁신도 활기를 띨 것”이라면서 “의료기기 산업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우뚝 서도록 정부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윤형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why@etnews.com
,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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