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 시장에 '삭센다'가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국내 처방 1위 비만치료제 일동제약 '벨빅'을 맹추격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노보노디스크 '삭센다' 수요가 폭증해 품절 상태다. 신규 물량은 8월 중순에 들어온다.
회사 관계자는 “병의원에서 삭센다 급격한 수요 증가로 물량이 바닥났다”면서 “꾸준히 처방을 받는 기존 환자를 제외하고 신규 환자는 받을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삭센다는 국내에서 출시 4개월 만에 빠르게 시장에 안착, 품귀 현상까지 빚었다. 3월 출시된 삭센다는 주사제형 비만 치료제다. 하루 한 번 투여하는 GLP-1 수용체 약물로 안전성·효능을 입증, 2014년 미국에서 비만치료제로 승인 받았다.
국내에서는 성인 환자 체중관리를 위해 칼로리 저감 식이요법, 신체 활동 증대 보조약제로 사용된다. 당뇨병 전단계나 제2형 당뇨병, 고혈압 또는 이상지질혈증 등 한 가지 이상 체중 관련 동반질환이 있는 비만환자에게 처방된다. 삭센다 주성분 리라글루티드는 당뇨병 치료를 주 적응증으로 한 치료제로 국내 출시됐다.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은 1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일동제약이 수입·판매하는 벨빅이 시장점유율 1위다. 광동제약과 동아에스티가 공동 판매는 콘트라브는 같은 계열 약물 판매 2위다.
삭센다 출시는 벨빅 처방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의약품 시장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벨빅은 2017년 1분기 29억원에서 2분기 32억원까지 올랐다가 3분기부터 31억원, 4분기 24억원으로 감소했다. 올해 1분기도 24억원 미만으로 처방이 계속 줄었다.
일동제약 벨빅 주성분은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돼 영업·마케팅에 제한을 받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마약류 의약품 관리 강화가 영향을 미쳤다. 시장점유율 2위 콘트라브는 비향정신성 약품이다. 두 약물 간 경쟁은 치열하다. 콘트라브 매출은 약 7억~8억원이다.
콘트라브는 벨빅과 같은 식욕억제제 계열이다. 6개월 이상 장기복용해도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동제약은 동아에스티와 손잡고 벨빅을 넘어서기 위해 공격 마케팅을 펼쳤다. 이 외 대웅제약 '디에타민', 알보젠코리아 '푸리민', 휴온스 '휴터민' 등이 기대주다.
새롭게 등장한 삭센다 출현으로 국내 1위 비만치료제 판도가 뒤집힐 가능성도 있다.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강북삼성병원, 아주대병원 등 국내 주요 대학병원과 의원에서 처방된다. 삭센다는 미국, 프랑스, 영국 등 주요 13개국 글로벌 시장에서 비만치료제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주요 13개 국가에서 시장점유율 40% 이상을 차지했다.
다만 주사제형이라는 단점이 있다. 알약으로 편리하게 복용 가능한 경구제에 비해 투약 편의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삭센다는 비급여 약물이다. 병원마다 처방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삭센다가 입소문이 나며 고도비만 등 빠르게 살을 빼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기대를 모은 약은 맞다”면서도 “환자가 매일 자가로 주사를 주입해야 해서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장윤형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wh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