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헌 건설연 원장 "3년 내 융합 기술 연구개발 비중 50% 이상으로"

한승헌 한국건설기술연구원장이 융합기술 연구개발 비중을 현재 25%에서 3년 내 5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한 원장은 전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4년여 전에는 전체 연구비 비중 4% 정도가 융합기술 개발에 할애됐지만 이제 25% 정도로 늘어났다”면서 “융합기술 연구개발을 지속 확대해 임기 내에 50%를 넘길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기술연구원은 국내 출연연 중 융합기술 개발에 가장 적극적인 연구기관으로 꼽힌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융복합 과제 상당수를 건설기술연구원이 총괄한다. △개방형 플랫폼 기반 초고층·복합시설 재난대응 시스템 △다중이용시설 실내공기품질 통합관리 △방사능 노출 초동대응 물안보 기술 개발 등이다.

Photo Image

한 원장은 상반기에 10개 연구소를 융합해 △국민생활연구본부 △인프라안전본부 △국토보전연구본부 △미래융합연구본부 4개 본부로 개편했다. 건축·인프라 등으로 수십년 째 전공 위주로 나뉘어 있던 칸막이를 허물었다. 내부 조직개편을 넘어 다른 연구기관과의 협업 등 융합 활동에도 나섰다. 인공지능(AI)·한의학·건설 융합 기술, 도로 위 미세먼지를 해결하는 첨단 화학 소재, 실제 공간과 사람의 움직임을 그대로 디지털로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 등 최근 건설연이 기획하는 주요 연구개발과제가 모두 타 기술과의 융합을 필요로 하는 분야다.

한 원장이 융합 기술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공간을 다루는 건설 기술이야말로 국민 삶과 밀접한 영역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스마트 가로등이 좋은 예다. 사람이 올 때만 불을 밝히는 가로등은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지만 국민이 세금을 들일만한 가치가 있는 기술이라는 것을 체감하기 어렵다. 스마트 가로등으로 행인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모든 기술을 담는다는 스마트시티는 더욱 그렇다. 기술자 입장에서 다양한 기술을 구현하는 것이 아니라 입주한 도시민이 쾌적하고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한 원장은 “궁극적으로는 기술끼리의 융합을 넘어 인문·사회과학과의 융합이 이뤄져야한다”면서 “스마트시티에서 도시민이 느낄 수 있는 소외감 등 사람에 관한 연구가 함께 되어야 진짜 융합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공을 들이는 분야는 스마트시티다. 지난 2월 취임한 지 1주일 만에 연구원 내에 스마트시티 연구센터를 설립했다. 건설연이 스마트시티 계획·설계·건설 등 대부분 기술을 보유했지만 기존 토목·건축·환경·도시 같은 학제 틀에 갇혀 서로 융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부분에서는 한계를 보였다고 판단했다.

그는 “스마트시티는 다양한 분야 기술이 융·복합 연계될 때 성공할 수 있다”면서 “연구원 내 전 부서 역량을 종합하고 융합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마트시티 분야에서는 해외 수출도 기대해볼 만하다. 올 3월 문재인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방문 중 스마트시티 개발협력을 합의했다. 이후 베트남 측에서 부지를 제공해 스마트시티 연구개발 테스트베드를 공동 구축하는 안을 추진 중이다.

한 원장은 “스마트시티 연구개발 모델을 베트남에 이식시킨다면 이후 베트남 스마트시티 사업에서 국내 기업이 유리한 위치를 점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Photo Image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과학기술 출연연 중 가장 융합 기술 개발에 적극적인 연구기관으로 꼽힌다. 한승헌 원장은 융합 기술 연구를 위해 조직 개편을 하고 다른 기관과의 협력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