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볕더위에 에어컨 성수기 본격 돌입…에어컨 설치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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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군포시 LG전자 군포물류센터에서 에어컨 설치기사가 에어컨을 배송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사진=LG전자)

한 여름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가전업계가 에어컨 설치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여름날씨가 최근 본격화되면서 에어컨 판매량도 급증, 설치 기간도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에어컨 판매량이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전자랜드프라이스킹의 이달 10일부터 16일까지 한 주간 에어컨 판매량은 전주 대비 169% 증가했다. 하이마트는 같은 기간 에어컨 매출액이 135% 상승했다. 불볕더위가 시작되면서 에어컨 설치 수요도 덩달아 몰리고 있다.

가전양판점과 제조사도 에어컨 판매에 따른 설치 소요기간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제조사와 가전양판점은 자체 에어컨 설치팀을 운영한다. 구매 채널에 따라서 제조사 혹은 유통점 설치인력이 에어컨 설치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 주말부터 갑작스럽게 에어컨 주문이 급증하면서 에어컨 설치팀 업무량도 늘어난 상황”며 “에어컨 구매 후 설치까지 걸리는 기간이 서울 지역 기준 4~5일 정도로 길어졌다”고 말했다.

제조사에서는 연초부터 에어컨 생산에 돌입하며 에어컨 초과 수요 사태에 대비했다. 급증하는 에어컨 설치 물량을 신속하게 처리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 전언이다.

가전사 고위 관계자는 “올해 여름 판매 물량을 감안해 생산 일정을 잡았기 때문에 에어컨 주문량이 늘어나는 것은 어느정도 감당할 수 있다”며 “문제는 에어컨 설치기간이 너무 늘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에어컨 설치기간이 너무 늘어나면 자칫 경쟁사로 고객이 이탈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에어컨 성수기에는 에어컨 구매 후 설치까지 통상 2~3주 이상 기간이 소요되기도 한다. 올해 장마가 이른 시점에 끝난 반면 불볕더위는 한동안 지속되면서 에어컨 설치 수요가 특정 시점에 몰릴 가능성이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에어컨 설치 기간이 길게는 3~4주까지도 걸렸다”며 “올해 초부터 에어컨 설치 인력을 보강했지만, 불볕더위가 열흘 이상 이어지면 에어컨 설치기간은 지난해보다도 더 길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평년 절반 수준에 그친 짧은 장마기간으로 제습기 시장은 날벼락을 맞게 됐다. 초여름까지만 하더라도 잦은 비로 제습기 시장은 살아나는 분위기였지만 마른 장마 여파로 판매는 기대치를 밑돌았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여름철 무더위가 주춤하면서 에어컨 판매실적이 전년보다 좋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 한달간 폭염과 열대야가 예고되면서 에어컨 시장은 다시 활기를 찾았다. 여름 날씨에 가전 수요가 크게 달라지고 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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