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여자상업고등학교는 맞춤형 인재를 배출하는 곳으로 기업 인사담당자 사이에 입소문이 나있다. 3년간 고교 생활을 마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학생이 처음이라 미숙하고 서투른 것이 당연하지만, 전남여상 졸업생은 다르다. 성장 가능성이 엿보이는 기업맞춤형 인재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3년 간 고등학교 생활이 평범하지 않은 것이 그 이유다.
전남여상은 인성교육에 소홀함이 없다. 광주광역시교육청 지정 빛고을혁신학교로서 학생, 교사, 학부모가 함께 소통하는 문화를 만들었다. 쉬는 시간 교무실은 학생으로 붐빈다. 학업과 진로 상담부터 연애상담 등 개인적 이야기까지 선생님과 스스럼없이 나눈다. 선생님은 학생과의 자연스런 대화를 통해 학생별 특징을 파악하고 진로지도에 반영한다.
요가, 난타, 캘리그라피(손글씨) 교실 등 다양한 학부모 동아리 활동을 통해 학부모와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것도 특징이다. 학부모가 원하는 교육 방향, 아이디어를 교과 과정에 반영한다. 재학생은 전공 관련 업무를 하는 졸업생 선배와 수시로 연락한다. 학교에서 배운 내용이 실무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책에 나와 있지 않지만 업무 현장에서 꼭 알아야 하는 게 무엇인지 등을 선배에게 전해 듣는다.
전남여상은 전문가로 도약하기 위한 최고의 둥지다. 광주·전남지역 상업계열 학교 중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교과를 가장 많이 도입했다. 교육과정 자체를 산업현장과 가장 유사하게 편성해 운영하고 있다. NCS 총무, 인사, 보험모집, 창구사무, 세무실무, 시각디자인, 사무행정 등의 과목을 개설했다. 산업현장처럼 실전경험을 습득할 수 있다.
1팀 1기업 프로젝트처럼 산학 맞춤형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세무회계과정, 사무관리과정, 디자이너양성과정 등 3개 과정과 취업 맞춤반으로 대한상공회의소 광주인력개발원의 IoT 3D프린팅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세무회계과정은 한국세무사회와 세무사무소 직원 실무교육을 100시간 이상 이수해 실무 능력을 키우고 있다. 기업 인사담당자에게 직무 관련 요구사항을 듣고 교재로 제작하는 직무분석과 맞춤반 운영은 교육과 산업현장의 괴리를 최소화한다. 1팀 1기업 프로젝트를 통해 스마트링, 손거울 등 제품을 직접 디자인회사에 전시·판매하기도 한다.
꿈·끼 탐색 주간, 진로페스티벌, 미니채용박람회, 이미지 메이킹 교육 및 취업실무 교육 등 다양한 진로지도로 관심 직무를 탐색하고 배경지식을 쌓도록 한다. 1학년 때부터 전문적인 직업, 적성, 흥미도검사 결과로 로드맵을 작성하고, 2학년 때 기업인 초청특강, 금융·경제 특강 및 진로페스티벌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3학년 시기에는 NCS 직업기초능력반 및 맞춤반 운영으로 준비된 취업인재를 육성한다.
맞춤형 취업교육과정 덕분에 취업률은 2015년 60.8%, 2016년 65.1%, 2017년 73.1%로 꾸준히 늘었다. 2017학년도 기준 공무원 취업 누적 22명으로 전국 최다를 기록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한국은행 3개년 합격자를 배출하기도 했다. 해마다 공사·공단에 30여명이 취업하는 등 양질의 일자리를 꿰차고 있다. 우수 교육프로그램 운영과 취업처 확보의 공을 인정받아 2017 중소기업 특성화고 인력양성사업 운영학교 중 상위 10% 우수학교로 선정됐다.
학교 관계자는 “맞춤반과 1팀 1기업 프로젝트 등 취업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원스톱 채용연계프로세스를 운영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입학생부터 졸업생까지 관리하는 철저한 취업진로시스템으로 학생, 학부모, 지역산업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