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들의 70% 가량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전쟁에 반대했다.
상하이 주재 미국상공회의소(암참 상하이)가 13일 발표한 중국 비즈니스환경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상하이 지역에 진출한 434개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4∼5월 조사를 벌인 결과 69%의 기업들이 미국의 관세부과 계획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전쟁을 지지한 곳은 8.5%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최근 무역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미국기업의 현실적 우려와 실제 상황을 반영한다. 미국의 관세폭탄에 대해 중국은 주중 미국기업을 대상으로 감독관리 강화, 허가지연 등의 비관세 압박을 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미국과 중국은 서로 대등한 방법으로 도전과제를 해결하고 양국 국민에 모두 유리한, 장기적이고 안정적 비즈니스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지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설문에 응한 미국 기업의 60%가 중국의 감독관리 환경에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전했다. 중국내 경영환경 악화에 대한 우려 속에서도 중국 정부의 외국기업에 대한 정책이 개선되는 중이라고 평가했다.
응답 기업 34%가 중국의 외국기업 대우가 개선됐다고 평가했는데 이는 지난해 조사 당시 28%보다 높아진 것이다. 반면 외자기업 정책이 악화됐다는 평가는 지난해 33%에서 올해 23%로 줄었다.
지식재산권 보호 부족과 라이선스 획득 문제에서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도 작년보다 약간 줄었다.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의 95%가 인건비 등 현지 원가상승에 경영상 애로를 호소했고 85%의 기업들이 중국시장의 치열한 경쟁을 도전과제로 꼽았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 응답 기업의 53%는 지난해 중국 투자를 늘렸다고 답했다. 이는 전년 조사 당시의 55%보다 낮아진 것이다. 주중 미국기업의 현지 투자는 2012년 77%를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하지만 중국 상무부가 최근 발표한 올해 상반기 미국 기업의 대중 투자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9.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마찰 속에서도 테슬라의 상하이 공장을 유치하고 미국 시카고시와 대규모 경제협력을 벌이기로 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암참 상하이의 조사보고서는 "회원사들이 중국 사업에 대해 다른 지역보다는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미래 전망에 대해서는 비교적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평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