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 뒤집은 '벤츠' 턱밑까지 쫓아온 'BMW'

상반기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가 르노삼성자동차, 한국지엠을 넘어서 내수 판매 4위까지 성장했다. 수입차 업계 2위인 BMW는 국내 한국지엠을 4000여대 차이로 바짝 뒤쫓고 있다. 반면 한국지엠, 르노삼성차는 상반기 출시한 신차 효과가 크지 않아 하반기에도 실적 반전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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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더뉴 E350d (제공=벤츠코리아)

15일 국산 및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승용차 내수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77만4922대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국산 승용차 판매는 63만4813대로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수입차는 19% 증가한 14만109대를 판매했다.

올 상반기 내수 시장에서 가장 큰 변화는 일부 수입차 판매량이 국산차를 앞지른 것이다. 지난해까지 내수 판매 1~5위는 국산차 브랜드가 차지했다. 하지만 올해 초 '한국지엠 사태'와 국산차 구매 양극화 현상이 대두되면서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의 부진이 본격화됐다. 동시에 벤츠와 BMW는 주력 모델 '1000만원 할인' 등 파격적인 구매조건을 내세우면서 국내 시장 판매량을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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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코리아 뉴 520d 럭셔리 스페셜 에디션 출시 (제공=BMW코리아)

벤츠는 올 상반기에만 4만1069대를 판매했다. 현대차(26만4620대), 기아차(23만6210대), 쌍용차(5만1505대)에 이어 내수 4위에 해당한다. 같은 기간 BMW는 3만4568대를 판매하면서 7위에 올랐다. 반면 지난해까지 내수 판매 3위를 유지하던 한국지엠은 전년 동기 대비 43.4% 감소한 3만8664대 판매에 그치면서 6위로 밀려났다. 르노삼성차 판매량(4만920대) 역시 지난해보다 상반기보다 22.6% 가량 줄면서 벤츠에 뒤쳐졌다.

벤츠, BMW 판매량이 이와 같이 급증한 것은 E클래스, 5시리즈 등 프리미엄 중대형 세단 판매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특히 E클래스는 올 상반기에만 2만대 이상 팔리면서 국산차와 수입차 전체 모델 판매 순위에서도 15위를 기록했다. BMW 5시리즈도 전체 판매 21위에 해당한 1만6429대를 판매했다.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차는 E클래스보다 많이 판매한 모델이 하나도 없었다. 5시리즈보다 많이 팔린 모델도 한국지엠 '스파크(1만6887대)' 하나뿐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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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르노(Renault) 소형차 클리오(CLIO) (제공=르노삼성차)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차가 실적 반전에 성공할 가능성을 희박하게 보고 있다. 소비자 구매 패턴이 현대·기아차 또는 수입차로 갈리면서 나머지 국산차 브랜드에 대한 선호가 점차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쌍용차도 사상 처음으로 내수 판매 3위에 올랐지만, 실제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7% 가량 줄었다.

또 다른 문제는 올해 출시한 국산 신차 중에서 현대·기아차를 제외하면 성공적인 모델이 없다는 것이다. 한국지엠은 지난달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히든카드'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이쿼녹스'를 출시했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싸늘했다. 첫 달 판매량이 385대에 그치면서 동급에서 가장 부진한 기록을 세웠다. 르노삼성차는 '유럽산 해치백'을 앞세워 '르노 클리오'를 출시했지만, 갈수록 판매량이 감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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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중형 SUV 쉐보레 이쿼녹스 (제공=한국지엠)

업계 관계자는 “올해 신차 중 싼타페, K9, K3 등 현대·기아차 모델을 제외하면 큰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이쿼녹스는 출시 전부터 가격적인 저항이 강했는데 극복하지 못하는 모습이고, 르노삼성차 베스트셀링 모델이 월 2000여대 판매에 그치고 있어 하반기 판매량이 더 많은 수입차를 뒤집기는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국산차 뒤집은 '벤츠' 턱밑까지 쫓아온 'BMW'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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