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외국인직접투자가 신고기준 역대 최고실적을 기록했다.
우리나라 경제에 외국인 투자자 관심과 신뢰가 수치로 확인됐다. ICT 인프라를 활용하기 위한 신산업 투자가 늘고 있어 신규 비즈니스 검증을 위한 전략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일 상반기 외국인직접투자가 신고기준 157억5000만달러(6월 30일 잠정치)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95억9000만달러와 비교할 때 64.2% 늘어난 수치다. 2016년에 세웠던 기존 상반기 최대실적 105억6000만달러를 웃돌았다. 도착기준도 지난해 동기대비 76.4% 증가한 94억6000만달러로 외국인 투자가 꾸준히 늘고 있음을 나타냈다.
산업부는 상반기 외투 최대 실적이 미·중 간 무역갈등, 미국 법인세 인하, 한·미 간 금리차 확대, 글로벌 인수합병 등 대외적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 일군 성과라는데 의의를 두고 있다. 이미 지난해 3분기 실적(135억9000만달러)까지 추월했다. 추세대로라면 4년 연속 200억달러 이상 실적을 달성할 전망이다.
글로벌 벨류 체인(GVC) 참여를 위한 합작투자와 신산업 생태계 구축형 투자가 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소재·부품을 중심으로 국내 대기업과 협력해 전·후방 연관산업 수요증대에 대응하기 위한 증액투자가 활발했다. 모바일게임, 웹툰·웹소설, IT보안플랫폼 등 ICT인프라와 우수인력, 테스트베드 시장을 활용해 신비즈니스 모델을 검증하려는 투자도 많았다.
제조업은 4차 산업혁명 설비증설 등으로 155%, ICT·핀테크·콘텐츠 분야는 25.3% 투자 증가세를 보였다. 우리 시장이 현재는 물론 미래 신시장에서도 매력적인 투자처라는 점을 의미한다.
지역별로는 미·EU·중·일 등 전통적인 주요투자국과 함께 중동·중화권 등이 견조한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 투자자들은 전자상거래, 클라우딩, 바이오의약품, 콜드체인 등 기술력은 있으나 자금조달이 필요한 신산업 중심으로 지분투자를 진행했다. 제조업에 대한 투자는 전년보다 25.8% 줄어든 반면, 서비스업은 56.1% 늘었다.
EU는 전통 강세 업종인 화학공업과 자동차부품 분야 투자가 지속됐다. 반도체 소재, 산업용 가스, 자동차 전장부품, 석유윤활물질과 더불어 최근에는 자율주행분야 부품업에 대한 투자로 관련 전후방산업에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중국의 대한국 투자가 신고기준 360% 증가한 22억달러를 기록해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한·중 간 경제교류 회복세가 나타났다. 프리미엄 소비재 투자를 중심으로 반도체, 신재생, 로봇 등 신산업과 문화콘텐츠 공동제작, 지적재산권 등 한류 재점화 분위기에 맞춘 투자협력이 활발하다.
일본은 반도체 경기 호황에 따라 소재와 장비 등 관련 전후방 연관산업에 대한 투자가 늘었다. 또한 모바일 플랫폼, 핀테크, IT보안 솔루션, 스타트업 펀드 등 새로운 투자 분야로 협력범위를 확대하는 모습도 보였다.
산업부는 세계경기 회복세와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위한 전략적 투자 증가세로 하반기 투자유치를 긍정적으로 예상했다. 남북 화해 분위기에 따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도 호재다. 다만,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와 미·중 무역갈등 등을 국제 불확실성 요인으로 꼽았다.
이호준 산업부 투자정책관은 “불확실성은 있지만, 여러 경제지표를 봤을 때 하반기 외투 동향도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앞으로는 외형 확대에 더해 고용 증가와 4차 산업혁명기술 확보 등 질적 성장을 위한 전략적 투자유치 활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반기 외국인 직접투자 국가별 신고금액 동향>
<(신고기준, 단위 : 백만불, %)>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