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권이 인슈어테크 활성화를 위해 산업 전 분야에 IT기술 적용 논의에 나선다. 인슈어테크는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IT기술을 보험 산업에 적용한 개념을 지칭한다.
보험개발원은 3일 서울 웨스틴 조선 호텔에서 보험업계 최고경영자(CEO)를 초청해 '4차 산업혁명을 활용한 보험산업 혁신방안' 간담회를 열고 보험산업의 디지털 혁신을 위한 '인슈어테크 매트릭스'를 제시했다.
해외는 IT기술 등 인슈어테크 도입이 활발하지만, 국내는 자동청구나 본인인증 등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다.
성대규 보험개발원장은 이날 “해외 보험사는 산업 모든 영역에서 인슈어테크를 활발히 적용하나 우리는 아직 미흡한 수준”이라며 “전 분야에 인슈어테크의 적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험개발원이 제시한 인슈어테크 매트릭스는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4가지 영역으로 보험사의 상품개발과 판매, 위험관리, 지급·보상, 고객관리 등에 적용된다.
보험개발원은 직접 추진 중인 두 가지의 인공지능을 활용한 사업도 소개했다.
우선 '보험개발원의 인공지능 시스템'이다. 이는 개발원의 고유 업무인 보험상품 위험률 확인업무에 인공지능을 접목한 것으로 확인과정 중 사람이 탐지하는 오류를 인공지능에 학습시켜 복잡한 확인 업무를 자동화한다.
이를 접목하면 현재 연평균 1만건에 달하고, 건당 5.2시간이 소요되는 보험상품 위험률 확인 업무에 효율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개발원은 2019년까지는 24%, 2020년 50% 확인기간을 단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창환 보험개발원 생명장기손해보험부문장은 “해당 시스템은 상당 부분 구축이 진행됐고, 업계와도 교감을 나눈 만큼 조만간 보험사들이 정확한 보험료를 빠르게 산출해 상품 조기 출시가 가능한 환경이 구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보험 보상 업무에 인공지능을 활용한 'AI 이미지 견적 시스템'도 준비하고 있다. 차 보상 업무에 AI를 도입하면 사고 사진만으로 지급보험금이 얼마인지 정확하고 빠르게 자동 산출이 가능하다. 따라서 해외에서는 이미지 견적시스템 개발이 치열한 상황이다.
실제 영국의 AI 전문회사인 트랙터블은 미국 견적시스템 개발업체 미췔과 업무제휴, 영국 3위 보험사 아게아와 파트너십을 맺고 AI견적으로 전체사고의 70%(외관 50%, 전손 20%)를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해당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일본 2위 손해보험사인 미쓰이 스미토모도 보험금 확정까지 업무 3일 단축을 목표로 손상부위 및 정도를 즉시 파악하는 AI를 개발 중, 중국 알리바바 자회사인 앤트파이낸셜은 견적프로그램인 딩순바오를 개발해 상용화에 돌입했다.
개발원은 향후 AI 이미지 견적 시스템 도입으로 소액보상 손해사정시간을 23%, 전체 차량수리의 48.3%, 수리비 청구기간도 4일에서 1일로 각각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다.
한편, 이날 참석한 40여명의 보험사 CEO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보험개발원의 선제적 노력에 관심을 표하고, 보험산업이 디지털 혁신을 선도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하였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