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K TV 속도 내는 삼성전자…생태계 키우며 차세대 주도권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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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올해 초 'CES 2018'에서 공개한 8K QLED TV(왼쪽)와 4K TV 화질 비교

삼성전자가 올 3분기에 8K 초고화질 TV를 공식 판매한다. 8K TV를 65형 이상으로 출시, 대형 프리미엄 TV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화질 변환 기술을 장착, 8K 콘텐츠 부족을 스스로 해결하는 쪽으로 접근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3분기부터 8K QLED TV 판매를 시작한다. 8K TV는 오는 8월말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국제가전박람회(IFA) 2018'에 전시한 후 곧바로 글로벌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8K TV를 예상보다 빠른 3분기에 출시하는 것은 프리미엄 TV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현재 프리미엄 시장은 QLE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라는 패널 기술 차이 외 뚜렷한 차별 요소가 없다. 화질은 4K로 동일하다. 이 때문에 4K보다 4배 뛰어난 화질을 구현하는 8K로 차별화를 시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에 앞서 샤프가 지난 4월 8K TV를 출시했지만 시장에서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콘텐츠 대부분이 풀HD나 4K여서 8K TV로 시청할 콘텐츠가 없었기 때문이다. LG전자, TCL 등도 8K TV를 개발했지만 콘텐츠가 없기 때문에 시장 상황에 따라 출시 시점을 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3분기부터 삼성전자가 8K TV를 선보이며 공세로 나서면 시장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 TV 판매 1위 업체가 먼저 움직였다는 상징성이 있다.

삼성전자가 8K TV로 시청할 콘텐츠 부족 문제를 AI 화질 변환 기술로 해결한 점도 관심을 끈다. 이 기술은 저해상도 영상을 8K 수준 고화질로 변환해 주기 때문에 풀HD나 4K로 촬영한 영상을 8K 수준 고화질로 볼 수 있다. 화질 변환 기술은 수백만 가지 영상을 미리 학습하고 유형별로 분석, 저화질 영상을 고화질로 변환하기 위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만들었다.

8K 생태계 만들기도 직접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27일과 28일(현지시간) 이틀동안 미국 캘리포니아 웨스트할리우드에서 인사이트 미디어가 개최하는 'QLED&어드밴스트 디스플레이 서밋'을 후원한다. 서밋에서는 '8K 생태계' 논의가 열린다. 이 자리에는 주최 측인 인사이트 미디어를 비롯해 △8K 카메라·장비 제조사 파나비전과 아스트로디자인 △패널 업체 삼성디스플레이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 서플라이체인 컨설턴츠 등이 참여해 8K 시장 상황을 살펴보고 전략을 소개한다. 서밋에는 할리우드 영화사 등 현지 콘텐츠 업체를 대거 초청, 8K 현황을 공유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 화질에서 HD로, HD에서 4K로 넘어갈 때는 콘텐츠가 먼저 생겨나고 TV가 따라가는 형태였다”면서 “8K에서는 TV 제조사가 화질 변환 기술을 갖춘 제품을 먼저 내놓고 콘텐츠 업체들이 콘텐츠 제작을 따라가는 형태로 바뀌면서 8K TV 시대가 앞당겨질 수 있다”고 말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