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교통공사는 내달 지하철 2·5호선 철도통합망(LTE-R) 사업 사업자를 선정한다. 2단계 최저가 입찰로 발주했다. 예산 절감과 입찰 기간 단축 등은 2단계 최저가 입찰의 장점이다. 공공기관이 2단계 최저가 입찰을 선택하는 건 위법이 아니다.
하지만 기능이 단순한 물품이 아닌 고도 기술이 필요한 정보통신기술(ICT) 사업에는 적합하지 않다. 기술 평가 소홀로 인한 품질 저하 등 부작용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ICT 분야에서 2단계 최저가 입찰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단계 최저가 입찰이 이뤄지는 근본 원인을 분석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공감대도 확산되고 있다.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국가계약법)' 제43조의 2는 정보과학기술 등 집약도가 높은 지식을 활용,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사업은 협상에 의한 계약 체결방법을 우선 적용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정보통신 사업과 정보화 사업이 모두 포함된다. 그러나 '우선 적용할 수 있다'는 의미는 의무가 아닌 권고다. 공공기관 등 발주처 재량에 따라 2단계 최저가 등 다른 입찰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지방자치단체 대상 지방계약법(제44조)도 마찬가지다.
소프트웨어(SW) 사업은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에 따라 협상에 의한 계약 적용을 의무화했다. 그러나, 발주처가 '소프트웨어 사업이 아니라 소프트웨어가 장비에 포함된 일체형 사업'이라고 판단하면 2단계 최저가 방식으로 발주가 가능하다. 이른 바 '법 따로, 현실 따로'다.
이 같은 폐단을 막기 위해 국가계약법과 지방계약법 계약 예규 개선이 시급하다.
우선 협상에 의한 계약이 필요한 정보통신기술(ICT) 사업 종류와 범위를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 이후 해당 사업에 대해서는 협상에 의한 계약 적용을 권고가 아닌 의무로 명문화해야 한다.
협상에 의한 계약 세부규정 개선도 요구된다. 최저 투찰 가능 가격이 사업 예정가격(예가)의 80%인 SW와 달리 정보통신사업은 예가 60%다. 가격을 60%까지 낮춰도 감점이 없다는 말이다. 70~80%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2015년 발간한 '종합심사낙찰제도 고용영향평가 연구'에 따르면, 협상에 의한 계약의 일종인 종합심사낙찰제 공사가 최저가낙찰제 공사보다 고용 효과가 약 38%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ICT 분야에서도 2단계 최저가 등 저가입찰보다 협상에 의한 계약을 적용할 때 고용 상승 같은 제반효과가 클 것이란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2단계 최저가 입찰은 건전한 경쟁을 유도하지는 못할 망정 저가·출혈 경쟁을 조장하고 있다”며 “입찰 제도 개선을 위해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 부처는 물론이고 국회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