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로 전자의무기록(EMR) 인증 접수가 내달 시작되지만 효과는 회의적이다. 인증 솔루션 혜택 부족이 문제다. 정부는 병원·기업 솔루션 8개를 선정한다.
보건복지부는 내달 EMR 인증 시범 사업을 위해 신청을 접수 받는다고 25일 밝혔다. EMR 인증제는 의료기관이 구축한 EMR 성능과 신뢰성을 검증해 기준을 통과한 제품을 정부가 인증하는 제도다. 지난해 6월 'EMR 표준화 및 시스템 인증에 관한 조문'이 신설됐다. 양질의 시스템 구축을 유도해 병원 정보화와 의료 서비스 고도화를 실현한다.
올해 초 공청회를 거쳐 내달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첫 인증 솔루션은 8개로 잠정 결정했다.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병·의원급 등 규모별 솔루션을 골고루 인증한다. 국내 병원에서 사용 중인 EMR는 425개로 추정된다.
병원·솔루션 업계는 인증 기준과 혜택 부족 등으로 효과에 의문을 제기한다. 인증 기준은 기능성, 상호운용성, 정보보안성 등 세 가지다. 기능성은 진료기록 생성·저장·관리 등 71개 기능 기준과 데이터 검증 등 서비스 기준 48개를 충족해야 한다. 진료정보교류표준을 연계한 상호운용성과 의료법, 개인정보보호법 등을 반영한 보안성 기준도 마련했다.
EMR 솔루션 업계는 인증기준 적절성과 기준 충족 비용 부담을 우려한다. 인증을 받았다 해도 혜택이 전무해 동기부여가 안 된다.
연세의료원 관계자는 “EMR 수준을 높이겠다는 정부 방침은 공감하지만, 인증 기준이 업계 의견을 반영했는지 의문”이라면서 “인증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시스템을 변경해야 하는데, 인증 혜택이 없는 상황에서 비용 부담도 크다”고 말했다.
평화이즈 관계자는 “EMR 인증에 따른 수가 등 보상제도가 있어야 한다”면서 “인증을 받은 업체와 받지 않은 업체가 동등한 수준에서 경쟁하는 것 역시 불공평하다”고 지적했다.
복지부는 인센티브 마련 필요성을 공감한다. 뚜렷하게 제시한 방안은 없다. 1년간 시범사업을 거쳐 최적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다양한 병원규모와 개발기업별로 솔루션을 인증한다”면서 “시범 사업은 비용을 정부가 부담한다”고 말했다. 이어 “업계가 요구하는 수가 등 보상체계는 검토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면서 “개선 방안과 보상체계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자체 개발한 연세의료원 등 병원과 이지케어텍·평화이즈·비트컴퓨터 등 업체 솔루션이 대상이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