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4차 산업혁명에서 '포스트 반도체'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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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우리나라가 수출을 지속 확대하려면 반도체 경쟁력 제고 등 '주력산업 업그레이드' 노력이 필요하다. 동시에 차기 주력 수출 종목이 될 '포스트 반도체'를 찾아야 한다.

세계 각 국은 4차 산업혁명에서 기회를 찾는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미국·일본 등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 4차 산업혁명 경쟁력이 부족하고, 혁신성장 정책도 기대만큼 속도가 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반도체를 포함 우리나라 주력산업 전반이 위태로워 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한국 주력산업의 위기와 활로' 보고서에서 철강, 유화, 기계, 자동차, 조선, 반도체, 디스플레이, 스마트폰을 8대 주력산업으로 꼽으면서 “최근 위기 조짐이 보인다”고 평가했다. 원인으로 △경제산업구조의 낙후성 △글로벌 성장 패러다임 변화 △양날의 칼 중국경제 △노동시장 경직성 △기업 환경의 악화를 꼽았다.

산업별로 반도체는 주력 품목의 업그레이드가 시급하지만 가능성을 판단하기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특히 한국 주력 품목인 메모리반도체 시장에 2~3년 내 중국이 본격 진입할 것으로 예상돼 공급과잉에 따른 수익성 악화, 점유율 하락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디스플레이는 주력 품목인 액정표시장치(LCD)가 경쟁 심화로 수출과 무역수지 실적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스마트폰은 최근 세계시장 점유율 하락과 해외생산 비중 급증으로 주력산업 역할을 크게 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주력산업 위기를 극복하고 산업 활로를 찾으려면 산업 활력 중심의 경제정책 리부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력산업 위기 문제를 직시하는 한편 만성적 수요 부족에 대응해 구조조정 시스템을 상시 가동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중국의 급격한 경제구조 전환에 대응해 새로운 전략을 세우고, 산업정책에 노동시장 정책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력산업 경쟁력 제고와 함께 4차 산업혁명 기술 선도가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최근 KOTRA 설문조사 결과 우리나라 4차 산업혁명 관련 경쟁력은 미국, 독일, 일본에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2개 신산업 분야별 5개국(한·중·일·미·독)의 경쟁력을 비교한 설문조사에서 독일은 8개, 미국은 3개, 일본은 1개 분야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중국은 전반적 평가에서 한국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지만 일부 산업에서 한국을 근소한 격차로 추격하고 있었다. 한국 경쟁력을 100으로 봤을 때 중국은 항공·드론(96), 전기차·자율차(89), 증강현실·가상현실(88)에서 비교적 높은 평가를 받았다.

우리 정부는 '혁신성장'을 '소득주도성장'과 함께 핵심 경제정책으로 추진 중이다. 그러나 혁신성장을 위한 예산·세제 지원, 규제혁신 등 지원정책 전반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달 열린 혁신성장 보고대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성과가 부족하다”며 “경쟁국은 뛰어가는데 우리는 걸어가고 있다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기획재정부를 중심으로 정부는 혁신성장 정책에 다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최근 혁신성장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규제혁신 관련 “3개월 내 돌파구를 찾겠다”고 말했다. 뒤이어 기재부 내에 고형권 1차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혁신성장본부를 설립, 속도감 있는 혁신성장 정책 추진 기반을 마련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혁신성장의 신속한 성과 창출에 기재부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라는 것이 김 부총리의 지시”라며 “기재부 전체가 혁신성장 업무를 내 일처럼 주도적으로 추진해 나가야한다고 강력 주문했다”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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