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스마트쇼핑'에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유통업계는 '유통 4.0'이라고도 부릅니다. 백화점,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는 스마트쇼핑 기술을 기반으로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도 선보이고 있답니다. 쇼핑 채널 다각화하려는 것입니다. 온·오프라인의 경계 없이 어떤 장소, 어느 시간에나 쇼핑이 가능한 새로운 쇼핑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AI 쇼핑가이드까지 나왔습니다. 오늘은 한 백화점이 선보인 AI 쇼핑가이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Q:AI 쇼핑가이드는 무엇인가요.
A:지난해 12월 롯데백화점이 세계 최초로 '로사'라는 이름의 AI 쇼핑가이드를 선보였습니다. 로사는 '롯데 쇼핑 어드바이저'의 영어 앞글자를 딴 이름인데, 동화 '백설공주와 일곱난쟁이'에 나오는 마법 거울 이름과도 같습니다. 롯데백화점은 마법 거울이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라는 질문에 곧바로 대답한다는 점에 착안해 쇼핑가이드 이름을 로사로 지었다고 합니다.
로사는 고객의 구매·행동·관심·선호 정보 등을 토대로 실제 숍매니저처럼 맞춤형 스타일을 추천해줍니다. 딥러닝(심층학습) 기술을 이용해 고객의 특징을 알아내고, 고객과 대화를 나누면서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쌓아 분석해 스스로 발전을 거듭합니다.
채팅 외에도 음성, 이미지 검색 등 사람들이 의사 소통하는 모든 인지 기술을 갖췄습니다. 고객이 매장에서 본 마음에 드는 상품의 정보와 비슷한 스타일의 상품을 추천하거나 매장 위치를 안내하는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로사는 세계적 IT기업 IBM의 AI 왓슨 솔루션을 기반으로 만들어 졌습니다. 챗봇 프로젝트는 IBM에서도 세계 최초로 추진한 만큼 5개국 40여명 글로벌 인력과 200여명 국내 인력이 투입됐습니다.
로사는 지난 3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IBM 연례 콘퍼런스 'IBM 씽크(Think) 2018'에서 혁신사례로 선정돼 개발과정과 우수성이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온·오프라인 경계 없이 어떤 장소, 어느 시간에나 쇼핑이 가능한 쇼핑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받은 것입니다. 이와함께 4월에는 영국 에센셜 그룹이 주관하는 '월드 리테일 어워즈(WRA)'에서 고객 경험 혁신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Q:'AI 쇼핑가이드'가 다른 챗봇과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A:쇼핑을 돕는 첨단 기술이 처음은 아니죠. 유통업계는 채팅봇을 통해 고객의 구매 기준 및 검색한 최신순으로 상품을 소개하기도 했답니다. 하지만 AI 쇼핑가이드는 AI '딥러닝 추천 엔진'을 사용해 고객 특징을 분석하고 '머신러닝' 시스템을 통해 고객과 직접 대화를 나누며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축적하고 분석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고객이 상품이 아닌 쇼핑 목적이나 상황을 제시할 수 있는 한국적 쇼핑 상황을 반영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도 특징입니다. 롯데백화점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고객들이 상품을 구매할 때 브랜드 직원의 추천에 의지한다는 점에 착안해 브랜드 직원과 실제 고객을 대상으로 300여회 인터뷰 및 현장 테스트를 했으며 약 150만개 상품 데이터를 20여가지 구매 특성에 반영해 정보를 제공하도록 만들었습니다.
또 생일, 크리스마스 등 특정 기간에 적용할 수 있는 수백여개의 추천 대화 시나리오를 준비해 고객의 다양한 상황에 따른 상품 추천이 가능하도록 설계됐습니다. 사투리, 맛집, 메뉴, 유행하는 드라마는 물론 인기 장소까지 학습합니다. 예를 들어 '최근 인기있는 드라마에 나온 옷 좀 찾아도'라는 경상도 사투리로 질문을 해도 척척 알아들을 정도로 대화 능력이 뛰어납니다.
'이미지 인식(VR)' 기능도 제공합니다. 실제 상품을 촬영하면 AI 쇼핑가이드가 해당 상품에 대한 정보 제공 및 비슷한 스타일 제품까지 한번에 제공합니다. 고객은 일상 생활에서 마음에 들었던 제품을 사진만 촬영하면 다양한 관련 쇼핑가이드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또 오프라인에서 제공하는 친근한 서비스와 모범적인 태도를 구현하기 위해 특별 교육을 받았으며 친근한 농담의 표현을 위해 전문 카피라이터와 협업해 최근 젊은이에게 통용되는 용어까지도 학습했습니다.
Q:AI 쇼핑가이드는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까요.
A: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고객과 대화를 나눌수록 데이터를 축적하고 분석해 스스로 발전하기에 사용자가 많을수록 로사는 더 빨리, 더 많은 발전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실제 로사는 기존 패션 상품군에 대해서만 응대가 가능했었지만 3월 말부터 리빙과 식품 상품군까지 기능을 확대했으며 4월부터는 상품 추천 기능에 이어 트렌드 제안 기능까지 추가됐습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해시태그를 분석해 최근 유행 흐름을 파악해 트렌드를 제안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봄을 맞아 나들이를 떠나는 소비자와 결혼 시즌을 맞아 하객 패션, 젊게 살기 원하는 기혼 여성 성향에 맞춘 젊줌마들의 게시물과 해시태그 등을 분석해 제안하는 방식입니다.
개인 맞춤형 상품 추천 기능에서 영역을 확대해 트렌드 분석 및 제안에 나선 AI 기능 역시 로사가 최초입니다. 현재 트렌드 제안은 초기 단계이지만 미래의 상품기획과 트렌드 제안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데이터가 쌓이고 기술력이 보완된다면 향후 디테일한 예측과 빠르고 정확한 트렌드 제안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섣부른 판단이긴 하지만 AI 쇼핑가이드가 발전을 거듭한다면 상품 기획 자체를 AI가 대체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로사는 향후 롯데그룹이 개발 중인 '스마트홈케어 로봇'에 장착되며 롯데 계열사의 다른 오프라인 매장 및 온라인몰에서도 확대 적용할 예정입니다. 또한 롯데그룹은 향후 'Charlotte'로 AI 서비스 브랜드 통합을 추진중인데 해당 프로그램에도 로사가 기본 베이스가 될 예정입니다.
주최:전자신문 후원:교육부·한국교육학술정보원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