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KT, 방글라데시 섬마을을 기가 아일랜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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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방글라데시 모헤시칼리섬에 구축한 디지털기가 아일랜드 마을회관.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 차로 10시간, 모터보트로 30분을 가야 도착할 수 있는 모헤시칼리 섬. 즐비한 판자집 사이 유일하게 단장된 마을회관에선 남녀 학생과 청년이 쉴새없이 드나들며 인터넷과 무료 와이파이를 이용한다. KT가 모헤시칼리섬에서 '기가아일랜드' 프로젝트를 시작한지 1년, 정보통신기술(ICT)이 교육과 의료, 경제 등 주민 삶의 질을 기가급 속도로 변화시키고 있다.

◇섬마을에서 초고속인터넷 만끽

마을회관에는 100Mbps급 속도로 방글라데시에서 가장 빠른 유무선 인터넷이 구축됐다. 하루 100여명이 찾는 ICT중심지다. IT스페이스 교육장과 커뮤니티클럽, 전자상거래 센터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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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헤시칼리섬 마을회관에 마련된 IT스페이스 교육장

IT스페이스 교육장에선 PC 작동 기초부터 엑셀, 워드 등 필수 프로그램을 3개월 과정으로 가르친다. 1년간 200~300명이 수료했다.

커뮤니티 클럽은 IT 기기를 자유롭게 이용하는 공간으로, 방과후 동영상 강의를 시청하거나 게임을 즐기는 장소로 활용한다.

모헤시칼리 고교 전교 1등 샤푼 군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되기 위해 매일 온라인강의를 검색한다”고 말했다.

청년사업가는 전자상거래 센터를 활용한다. 특산품 사진을 찍어 온라인 매장에서 판매하는 방식으로 중개상인 수수료를 줄여 수익을 3배까지 늘렸다.

요서프 씨는 “특산품인 잎담배 120개 묶음을 중개상에게 팔때 300다카(약4000원) 밖에 받지 못했지만, 온라인 판매 시스템을 활용해 1000다카를 받을 수 있게 돼 경이롭다”고 말했다.

◇교육·의료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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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카리고나 공립학교 학생이 케이박스 영상회의 솔루션을 활용해 영어회화 수업을 듣고 있다.

섬마을 초등학교 포키라고나 공립학교에는 영상회의 솔루션 '케이박스(K-Box)'가 설치돼 있다. 1학년(5세)부터 3학년까지 수도 다카에 있는 전문 교육인력으로부터 영상회의를 활용해 영어회화 수업을 듣는다.

교사 루비울 씨는 “전문강사 발음을 따라하며 수준 높은 강의를 듣는 것은 물론, 모르는 것이 있을 때 곧바로 찾아볼 수 있어 효과가 높아졌다”고 소개했다. KT는 방글라데시 교육청과 협력해 지난해 3개 학교에 이어 올해 10여개 학교로 영상회의 솔루션 보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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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헤시칼리 종합병원 의사 쵸두리씨가 원격의료 시스템을 소개했다.

KT는 모헤시칼리 내 종합병원에 영상의료 솔루션과 모바일 초음파기기를 제공했다.

의사 1명이 하루에 500여명 환자를 돌봐야하는 열악한 상황에서 영상의료 시스템이 도움이 됐다. 쵸두리 의사는 “초음파나 엑스레이 판독 등을 위해서는 근교의 콕스바자르 시까지 배를 타고 나가야 했던 불편이 해소됐다”고 말했다.

국제기구는 KT가 제시한 기가아일랜드가 글로벌 구호사업 혁신 모델이 될 수 있다며 기대를 드러냈다.

페피 시디크 국제이주기구(IOM) 프로젝트 매니저는 “기존 정부 구호활동은 시설과 인프라 구축에 초점을 뒀다”면서 “민간기업 KT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프로그램으로 새로운 혁신 모델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모헤시칼리(방글라데시)=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