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순환출자 구조를 대거 정리하며 지배구조를 단순화할 방침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기와 삼성화재가 삼성물산 지분 10억 달러(1조700억원) 어치를 곧 매각할 방침이라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분 매각은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다.
소식통들은 현재 이 계획이 두 계열사 이사회 투표를 앞두고 있으며, 정확한 매각 시기는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 측은 이미 한국과 해외 대형 투자자에게 이러한 방침을 알린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이 성공할 경우 4개가 남은 삼성 순환출자 고리가 완전히 끊어져 이재용 부회장의 그룹 내 영향력이 크게 약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부회장이 와병 중인 아버지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승계받을 경우 50% 수준의 상속·증여세가 부과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WSJ은 “삼성의 개혁은 한국 산업계에서 커다란 진전을 만들어냈다”면서 “지난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자본 시장이 급속도로 위축되면서 한국에서는 재벌들이 사업 확장을 위해 순환출자 구조를 채택해왔다”고 전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