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고성능 브랜드 'N' 제품군과 별도로 스포츠 패키지 형태로 대중성을 높인 'N-Line(라인·가칭)'을 선보인다. N-라인은 메르세데스-벤츠 'AMG 라인', BMW 'M 스포츠 패키지'처럼 일부 부품을 업그레이드해 일반 모델과 차별화를 추구한 패키지 사양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N-라인은 고성능 브랜드 N을 기반으로 일부 사양을 추가해 대중적인 고성능 모델을 지향한다. N이 경주용차와 고성능차 연구개발로 고성능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역할을 맡는다면, N-라인은 실제 차량 판매를 늘려 수익성을 높이는 역할을 맡게 된다.
현대차는 지난해 고성능 브랜드 N 첫 번째 모델 'i30 N'을 선보였고, 올해 '벨로스터 N' 출시를 앞두고 있다. i30 N의 경우 지난해 9월 유럽 시장 출시 이후 올해 2월까지 6개월간 1741대가 팔리며 순항 중이다.
그러나 유럽 내 전체 i30 판매량 가운데 N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5% 수준에 그친다. N 제품은 주문 제작 방식의 소량 생산 모델로, 가격이 30% 이상 높고 수요가 한정적이라 판매를 크게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
현대차는 고성능 브랜드 N 제품군에 넣은 기술을 N-라인을 통해 일반 양산차에 접목, 전반적인 제품 경쟁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N-라인은 N 고유의 고성능 브랜드 이미지를 계승하면서 범퍼와 그릴, 시트, 인테리어 구성 등 내·외관 디자인 요소와 서스펜션, 조향장치 등 일부 부품 업그레이드를 통해 일반 모델과 차별화한다.
차량 판매 시 N-라인을 패키지 형태로 제공하면 회사는 파워트레인 전체를 변경하는 N 모델과 달리 대량 생산이 쉽다. N-라인 패키지는 대당 수익성을 높이는 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소비자 입장에선 원하는 사양만을 패키지 형태로 선택해 장착할 수 있어 N 제품보다 저렴한 가격에 개성을 나타낼 수 있다.
현대차는 최근 해외에서 i30를 기반으로 한 N-라인 모델 주행 테스트에 착수했다. i30를 시작으로 벨로스터, 코나, 투싼 등 대중적인 일반 양산 모델에 N-라인을 적용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다만 구체적인 출시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앞서 현대차는 고성능 브랜드 N 강화를 위해 지난달 고성능차 및 모터스포츠 사업을 전담하는 고성능사업부를 신설했다. 아울러 BMW 고성능 제품군 M 북남미 사업총괄 임원이던 토마스 쉬미에라를 고성능사업부 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하는 등 N 제품군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 i30 N에 이어 올해 6월 벨로스터 N을 국내에도 추가로 출시해 N 제품군 확장을 본격화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다양한 고성능 모델을 통해 브랜드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