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현대차 '자사주 소각' 기대에 못미친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현대자동차의 자사주 소각에 대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앞서 현대차는 약 1조원 규모에 달하는 자사주 854만주를 소각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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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본사

엘리엇은 30일 ”현대차 주주로서 경영진이 발표한 자사주 일부 소각 및 추가 주식 매입 후 소각 계획이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이는 긍정적인 발전이기는 하지만 주주들이 경영진에 기대하는 바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지난 27일 공시를 통해 보통주 661만주, 우선주 193만주 등 총 854만주의 이익을 소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가 자사주를 소각하는 것은 2004년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현대차가 이번에 소각하게 될 자사주는 총 발행 주식 3% 수준이며 현재 보유 중인 자사주 569만주(보통주 441만주+우선주 128만주)를 소각하는 동시에 시장에서 285만주(보통주 220만주+우선주 65만주)를 매입한 후 소각하는 방식을 병행할 예정이다.

현대차가 추진하는 자사주 소각 규모는 기존 보유 자사주 소각에 약 5600억, 추가 매입 후 소각에 약 4000억 등 총 9600억 규모로 향후 장부가액 변동이나 주가 추이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 구체적인 소각 시점은 기존 보유 자사주의 경우 7월 27일이며 매입 후 소각할 자사주는 매입 완료 시점이다.

앞서 엘리엇 계열 펀드의 투자 자문사인 엘리엇 어드바이저 홍콩(엘리엇)은 지난 23일 공개한 '현대 가속화(Accelerate Hyundai) 제안서 및 이사진에게 보내는 서신'에서 현대모비스와 현대차를 합병해 지주사로 전환하고 현재와 미래의 모든 자사주 소각을 요구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배당지급률 순이익 기준의 40∼50%로 개선, 다국적 회사 경험이 풍부한 사외이사 3명을 추가 선임 등을 요구했다.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이 보다 효율적인 지주회사 구조의 도입 뿐만 아니라 자본관리 최적화, 주주환원 개선, 그룹 전반에서 기업경영구조를 업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등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채택할 것을 재차 요청한다”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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