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남북정상회담]남과 북, 분단을 넘다

“높지도 않은 분단선, 많은 사람이 밟고 지나다보면 없어지지 않겠습네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처음 넘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김 위원장 손을 잡고 다시 군사분계선 북쪽으로 건너갔다. 높이 5cm, 너비 50cm 콘크리트 분단선이 65년 만에 금이 갔다.

Photo Image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군사분계선을 넘고 있다.<한국공동사진기자단>

두 정상이 나눈 악수로 남북 혈맥은 다시 이어졌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판문점 선언'을 채택했다. 양 정상은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다고 천명했다. 올해 종전을 선언하기 위해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를 추진한다. '종전'이 가시권이다.

남북은 군사적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항구적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 비무장지대를 실질적 평화지대로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든다.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다. 앞선 두 번의 남북공동선언에서 이루지 못한 성과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그림이 그려진다.

남북 평화 바람을 타고 이산가족·친척상봉에 합의했다. 오는 8월 15일 광복절에 남북 이산가족 만남을 재개한다. 민족공동행사를 추진하고 2018년 아시아경기대회를 비롯한 국제경기에 공동 참가한다.

남북은 균형발전과 공동번영을 위해 경제협력 사업도 재개한다. 1차적으로 동해선·경의선 철도와 도로를 연결한다. 합의 사항 이행을 위해 빠른 시일 안에 고위급 회담을 개최하기로 했다.

짧은 정상회담이 끝났다. 두 정상은 다시 분단 현실과 마주한다. 남북이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는 일은 없어야 한다. 미래를 바라보고 앞으로 가야 한다. 판문점 회담을 시작으로 평양, 서울, 제주, 백두산을 오고 가는 만남을 염원한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