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원이 해외 진출 13년 만에 해외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글로벌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사업자와 치열한 경쟁을 통해 이룬 성과라 주목된다. 특히 국내 중소기업과 동반진출하면서 수출 효과도 높였다.
서브원은 중국과 베트남 등에서 해외 기업에 대한 글로벌 MRO 구매관리 서비스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 처음 MRO 해외 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고 26일 밝혔다.
2005년 업계 최초로 중국 남경에 법인을 설립하고 글로벌 해외사업을 시작한지 13년만이자 국내 MRO 기업 최초다.
서브원은 올 3월 세계적인 산업 유리재 생산기업 프랑스 생고뱅(Saint-Gobain) 중국 현지 생산공장에 대한 MRO 구매관리 계약을 체결하며 중국 상하이와 쑤저우, 마안산에 위치한 생고뱅 공장 4곳에 MRO 서비스를 제공한다. 앞서 2013년에는 미국 존슨앤존슨의 중국 베이징, 시안 등 생산공장 4곳 역시 다수 글로벌 MRO 기업을 따돌리고 수주한 바 있다. 존슨앤존슨은 최초 4곳에 대한 MRO 구매관리 계약을 체결했으나, 생산공장 8곳으로 확대했다. 현재는 3M, 킴벌리클라크 등 130여개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구매관리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서브원 MRO 구매관리사업 해외 매출은 2005년 진출 첫해 30억원에서 2013년 6845억원, 2015년 8620억원, 2016년 9312억원에 이어 지난해 처음 1조765억원을 기록했다. 해마다 해외사업이 성장하며 수출비중 역시 높아져 2010년 13.4%에서 2017년에는 26%까지 늘었다.
서브원 해외 사업 성장은 국내의 앞선 e마켓플레이스 기술력과 해외 현지 물류 네트워크 투자확대에 힘입었다. 해외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 및 현지 기업과 거래 확대가 주요 이유로 꼽힌다. 서브원은 2005년 중국 남경에 첫 해외법인을 설립한 이래 광주, 천진, 연태에 법인 및 물류센터를 설립했다. 중국 화북, 화동, 화남을 아우르는 지역에서 MRO 구매 서비스를 해외 기업고객에 제공하고 있다. 이 외에 미국, 멕시코, 폴란드 등 해외로 수출하는 거래가 계속 증가한다.
서브원 MRO 구매 플랫폼을 통한 해외사업 성장은 국내 중소기업에게 국내·외 판로확대 기회로 이어진다.
서브원이 중국에서 신규 고객사에 서비스를 확대하면 국내 중소기업은 별도 영업이나 물류시스템 없이도 신규 영업망을 확대하는 효과가 생긴다. 자연스럽게 수출물량도 증가한다.
절연필름과 인슐레이션 시트 등을 생산하는 보백씨엔에스(대표 서동조)는 서브원 MRO 플랫폼과 인연을 통해 성장한 케이스이다. 2013년 서브원 협력사로 참여하면서 판로를 확대할 수 있게 됐다. 거래처 확보를 위해 영업에만 매진하는 것에서 벗어나 기술개발에 집중했고, 2013년 연 25억원 수준이던 매출이 현재 150억원까지 성장했다.
산업용 폼 테이프와 흡음재 등을 생산하는 중소기업 SY글로벌(대표 안창복) 역시 자체 기술력을 인정받아 국내에서 거래처를 확대하며 해외 법인까지 설립했다.
지난해 8월 베트남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기업과 현지 기업에 제품을 수출한다.
SY글로벌은 해외로 수출판로를 확대하면서 개업 초기 15억원이던 연 매출을 지난해 80억원까지 끌어올리며 성장하고 있다.
안창복 SY글로벌 대표는 “자금과 조직이 충분하지 못한 중소기업 특성상 해외 현지에 법인을 설립하고 자체 영업을 통해 수출 판로를 뚫기는 쉽지가 않다”면서 “중국과 베트남 등 해외에 진출해 있는 서브원 MRO 플랫폼을 통해 별도 비용 없이 거래처와 연결되고, 해외에 수출 판로를 확장할 수 있어 회사 성장에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현재 서브원 MRO플랫폼을 통해 해외로 수출하는 중소기업은 500여개가 넘고, 100여개 중소기업은 중국 및 베트남 현지에 서브원과 함께 동반 진출했다.
서브원 관계자는 “중국 시장 노하우를 바탕으로 새로운 세계의 공장인 베트남에서도 구매관리 사업을 확대중”이라면서 “앞으로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시장으로 국내 중소제조기업과 동반 진출하는 수출판로 모델 확대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