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품 무한잉크(CISS) 프린터·복합기가 지난해 매출액 기준 국내에서 처음으로 잉크 카트리지 프린터·복합기를 넘어섰다. 잉크 교체 부담이 적은 점을 앞세워 소규모 비즈니스 위주로 사업을 확장한다. 기존 소모품 위주 사업에서 제품 위주 사업으로 변화한다.
24일 한국IDC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정품 무한잉크 프린터·복합기 매출액이 753억원을 기록해 잉크 카트리지 프린터·복합기 476억원을 넘어섰다. 국내에서 정품 무한잉크 프린터·복합기 매출이 잉크 카트리지 프린터·복합기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품 무한잉크는 국내 매출액 기준 2011년 29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753억원까지 지속 성장했다. 지난 1분기까지도 시장 확장세가 유지됐다.
한국IDC 관계자는 “지난 1분기에도 국내에서 정품 무한잉크 잉크젯 시장이 확산되는 추세가 분명했다”며 “다만 증가율은 둔화됐다”고 밝혔다.
정품 무한잉크 프린터·복합기는 잉크 카트리지 형태 전용 잉크 대신 제품에 장착된 잉크 탱크에 각 색상의 잉크만 보충해 사용한다. 잉크 교체 비용 부담이 적고, 잉크 카트리지를 자주 갈아 끼울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 한 번 충전으로 6000~7000장까지 출력한다.
정품 무한잉크는 프린터·복합기 업계 프리미엄 제품으로 자리매김했다. 한국IDC에 따르면 지난해 정품 무한잉크(CISS) 잉크젯 프린터·복합기 평균 판매단가는 26만원대로 10만원대인 카트리지 잉크젯 프린터·복합기보다 비싸다.
정품 무한잉크 프린터·복합기가 확대되면서 업계도 사업방식을 바꾸고 있다. 브라더는 지난해 국내에서 잉크 카트리지 프린터·복합기 라인을 없앴다. 엡손·캐논도 기존 소규모 사업장을 대상으로 무한 잉크젯을 공급하고, 대규모 업체를 대상으로는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도모한다. 기존 소모품으로 수익을 내던 방식을 탈피해 정품 무한잉크 기기매출이 확장추세다.
한국엡손 관계자는 “정품 무한잉크 프린터·복합기 관련 본체 매출 중 소모품 매출 비율이 10%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정품 무한잉크 프린터·복합기 수익성 도모를 과제로 꼽는다. 아직 기존 잉크 카트리지 등 소모품 위주 사업을 대체할만큼 수익을 가져다주지는 못한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카트리지 등 마진이 원가의 3분의2 수준으로 나야하는데 최근에는 2분의1 수준으로 책정이 될 정도까지 가격이 떨어졌다”며 “현재는 프린터·복합기 가격을 높이는 것도 한계가 있어 수익을 내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표>2010년~2017년 국내 잉크젯 프린터·복합기 매출액(단위 백만원)
자료 한국IDC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