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징스타]진영TMS, 전봇대 공중선 난립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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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광 케이블 통합 단자함 시공 사례.(사진=진영 TMS제공)

전국 어딜 가나 사람이 사는 곳에서는 전선과 인터넷·유선방송용 케이블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전봇대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도시 미관을 해칠 뿐 아니라 자칫 화재와 같은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진영 TMS(대표 임인택)가 이 같은 공중선 난립 문제를 해결했다. 동(銅)케이블과 광(光)케이블 통합 단자함을 개발한 것이다. 기존에는 케이블 종류별로 단자함이 필요했다. 광케이블은 인터넷 통신망이다. 동케이블은 유선 전화·방송용으로 쓰인다. 단자함은 케이블별 환승역 역할을 한다. 단자함 내 블록이 전화국에서 들어온 신호를 일반 가정집으로 뿌려준다.

현재 전봇대에는 동·광케이블이 서너 개씩매달려 있다. 다세대 주택과 상가 건물이 몰려있는 지역일수록 케이블과 단자함 숫자가 늘어난다. 한 개 케이블이 감당할 수 있는 가구 수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가입자 기준 광케이블은 최대 16곳, 동케이블은 25곳까지 수용한다. 이를 넘게 되면 케이블과 단자함을 추가로 달아야 한다.

진영 TMS는 단자함 내 동케이블 블록을 3분의 1 크기로 줄였다. 나머지 공간에 광케이블을 채우는 방식으로 단자함을 하나로 합쳤다. 케이블 공사비용 절감 효과를 낸다. 인건비, 건설 자재비를 최대 40% 넘게 낮췄다. 관리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도시 미관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 공사를 계기로 폐선 정리 작업을 벌일 수 있다. 이를 통해 케이블 낙하와 같은 사고 위험도 낮췄다. 폐선은 인터넷이나 유선 전화·방송 가입자가 이사를 간다든가 계약을 해지하면 발생한다. 법적 규제가 없다 보니 아예 철거하지 않거나 선만 자르고 마는 경우가 많다.

진영 TMS는 단자함 관리 직원 업무 편의를 높이는 데도 신경을 썼다. 단자함 커버를 아래에서 위로 열리게 설계했다. 커버가 우산 역할을 한다. 비가 내리는 날에도 부담없이 작업할 수 있다. 일반적인 커버는 양옆으로 개폐됐다. 빗물이 작업 도중 들어가 고장을 일으킬 우려가 높았다. 커버는 45도, 90도, 180도 세 단계로 열린다. 비가 많이 오는 날에는 45도, 맑은 날에는 180도로 열고 일하면 된다. 진영 TMS 특허 기술이 사용됐다.

공중선 정비는 정부와 통신사의 공통 관심사다. 5세대 이동통신(5G)으로 넘어가려면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다. 5G는 대역폭이 넓은 대신 중개기 간 간격을 50m 내로 좁혀야 안정적 서비스가 가능하다. 정비 작업이 선행되지 않으면 공중선 난립이 더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KT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통신 사업자가 매년 1500억원이 넘는 비용을 투입하는 이유다. 그러나 투자 대비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영 TMS는 지난해 8~12월 KT와 부산 지역을 상대로 시범사업을 벌였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KT와 손잡고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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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인택 진영 TMS 대표.

◇미니 인터뷰: 임인택 진영 TMS 대표

“32년 현장 경험을 기반으로 기술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임인택 진영 TMS 대표는 KT에서만 32년간 일했다. 1979년 입사한 뒤 통신 한우물만 팠다. 부산 사상전화국을 18년간 다니며 선로 관리 업무를 맡았다. KT 부산본부 소속 전화 건설국에서도 12년간 근무했다. 건설국은 본부 관할 지역 전체 전화 공사 시공과 감리를 책임졌다.

임 대표는 “수십년 넘게 풀리지 않았던 현장 직원 숙원이 통합 단자함이었다”며 기술 개발에 나서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단자함 커버 위치를 바꾼 것도 현역 시절 겪은 불편을 해결하겠다는 목표로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더 큰 꿈을 향해 도전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의뢰를 받아 통신 3사 모두가 쓸 수 있는 통합 단자함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임 대표는 “통합 단자함 기술이 서울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며 “지방에서 부는 혁신의 바람이 전국으로 퍼져나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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