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거대 광산업체가 전기차용 이차전지 수요 증가에 대비해 배터리 핵심 원재료 생산을 잇따라 두 배 이상 늘리고 있다.
23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광산업체인 호주의 BHP빌리턴은 내년부터 호주 서부에 있는 니켈웨스트 프로젝트에서 황산니켈 생산을 시작한다.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해 생산량을 두 배인 20만톤으로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생산량이 늘어나면 니켈웨스트는 세계 최대 황산니켈 생산거점이 된다.
BHP는 2014년 니켈웨스트 매각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이후 전기차 배터리 원재료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 그 동안 니켈의 주요 수요처는 철강 산업이었지만 BHP는 올해 니켈 생산량의 65~70%가 배터리 부문에 판매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런던금속거래소에서 니켈 현물 가격은 1만5000달러를 돌파하며 3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BHP는 최근 몸값이 급등한 배터리 핵심 원재료인 황산코발트 생산도 검토하고 있다. 호주는 콩고민주공화국(DRC)에 이어 전 세계 두 번째로 코발트 매장량이 많은 국가다.
세계 최대 리튬 업체인 칠레 SQM은 현재 연 4만8000톤인 탄산리튬 생산 규모를 올해 중 7만톤, 내년 10만톤 규모로 확대하기로 했다. 수산화리튬 생산 규모도 6000톤에서 올해 중에 1만3500톤으로 늘린다. 탄산리튬은 노트북과 휴대폰용 배터리에 주로 쓰이고 수산화리튬은 고성능 전기차 배터리에 주로 사용되는 원재료다.
다니엘 히메네즈 SQM 수석부사장 최근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된 배터리 원재료 컨퍼런스에서 “향후 10년 안에 60~80만톤 규모의 탄산리튬 수요가 추가로 발생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신규 프로젝트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