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에 부는 지배구조 개편 바람]현대차 개편 순항...변수는 현대모비스 주가

현대모비스 주식 가치가 현대차그룹 지배 구조 개편 작업에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그룹 지배 구조 개편에 필수 관문인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분할·합병 성사가 현대모비스 주가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주주환원정책 발굴과 함께 국내외 기관투자가와 잇달아 회동하는 등 주주총회 막판까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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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8 시이에스(CES) 현대모비스 부스.

19일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18일 현대모비스가 국내외 애널리스트와 기관 투자가 대상으로 진행한 콘퍼런스 콜에서 그룹 사업 구조 개편 과정에서의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질문이 압도했다. 현대차그룹의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분할·합병에 따른 지배 구조 개편 발표에 따른 순환출자 고리와 일감 몰아주기 논란 해소에는 동조하면서도 일부 우려를 제기한 것이다.

현대모비스 핵심인 모듈사업부와 AS부품사업부를 인적 분할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면 남게 되는 분할모비스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다. 주가 등락이 주주총회 찬반투표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 지배 구조 개편안에 따르면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 합병 비율은 0.61대 1로 결정됐다. 현대모비스 주식 100주를 보유한 주주는 상장 완료 시점에서 현대모비스 주식 79주와 현대글로비스 주식 61주를 교부받게 되는 구조라 주가 등락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간 분할합병 등 사업구조 개편이 완료하더라도 기존 4개 순환출자 고리는 유지된다. 지배 구조 개편 시점은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분할합병안이 각사 주총을 거쳐 모비스 주식이 변경 상장되고, 합병 글로비스 신주가 추가 거래되는 7월 말 이후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기아차(16.88%), 현대글로비스(0.67%), 현대제철(5.66%) 등은 분할합병 이후 다시 이사회를 열어 각사의 현대모비스 지분을 대주주에게 매각하는 구체화 방안이 유력하다.

현대모비스는 오는 5월 29일 임시주총에서 이번 분할합병 결정 내용을 승인받게 된다. 이후 주식매수 청구권 행사 기간(5월 29일~6월 18일)을 거쳐 7월 1일부로 분할합병을 최종 진행한다.

이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현대글로비스와의 분할합병 반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을 '23만3429원', 청구대금 한도를 2조원으로 각각 설정했다. 주식매수청구권은 분할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가 회사에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사 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권리다. 주주총회 직전 현대모비스 주가가 23만3429원에 미달해 반대표가 몰리고, 주주 9% 이상 반대표가 나오면 마지노선 2조원이 초과돼 합병 작업이 꼬일 수 있다.

다만 현재 현대모비스 주가가 25만원선을 유지하고 있어 반대표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이사는 “모비스 주주는 분할되는 사업부에 대한 저평가 우려가 반영될 수 있는 반면에 현대글로비스는 자산 가치가 큰 모듈 사업이 다소 적은 부담으로 합병돼 큰 혜택을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다 엘리엇의 등장도 부담이다.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이 최근 유럽·아시아에서 진행한 기업설명회(IR)에 참여해 이 회사 경영진과 면담을 가졌다.

엘리엇이 현대모비스와 현대차·기아차 등 현대차그룹 3개 계열사 지분 1조원(10억달러)가량을 보유, 3개 회사 지분율 평균은 1.35% 안팎으로 자체 영향력은 적다. 하지만 40%가 넘는 현대모비스 해외투자자를 어떤 식으로든 선동할 수 있다는 최악 시나리오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대모비스는 주주친화정책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2월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연간 잉여현금흐름 2~40%를 지속 배당하겠다는 배당정책을 공표했다. 지난 3년 동안 잉여 현금흐름 30%를 주주에게 환원하던 것을 구조 개편 이후 존속 모비스는 공표된 기존 배당정책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존속 모비스는 충분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미래 전략 사업 투자를 강화하고 외부 매출 확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개편 이후 중장기 비전 등은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IR를 통해 충분히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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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분할합병 관련 주요 일정

[재계에 부는 지배구조 개편 바람]현대차 개편 순항...변수는 현대모비스 주가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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