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분기 소매유통기업 경기 기대감이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홈쇼핑·인터넷쇼핑몰 등 온라인 업체를 위주로 호조세가 유지될 것이란 기대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는 '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 '98'을 기록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지난 분기보다 3포인트(P) 상승한 수치다.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2분기 경기전망은 기준치인 100을 넘진 못했다. 경기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이 59.0%로 대다수를 이룬 가운데 유통 경기를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기업(22.6%)이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기업(18.4%)보다 3% 가량 많았다.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는 100을 넘으면 다음 분기 경기가 이번 분기보다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약 1000개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다.
업태별로는 전반적으로 온라인 업태가 경기를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오프라인 업태도 대부분 전분기보다 경기전망을 낙관적으로 봤지만 대형마트는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이번 분기 홈쇼핑의 경기전망이 돋보인다. 홈쇼핑은 지난 분기보다 13포인트 오른 121을 기록했다. 7분기 연속으로 긍정 전망이 앞섰다. 여행·렌탈 등 무형상품의 판매가 늘며 업계 기대감을 높였다. 홈쇼핑 업체들은 여행·렌탈 상품의 판매 비중을 늘리고, '황금시간대'인 금·토·일 저녁 시간대에 특별 프로그램을 배치하는 등 흥행몰이에 나선다.
인터넷쇼핑몰 RBSI도 106을 기록, 2분기 경기전망을 밝게 전망했다. 최근 모바일쇼핑을 포함한 인터넷쇼핑은 젊은 세대를 넘어 중장년층까지 판매층을 넓히며 성장했다.
백화점은 97을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보다 13포인트 오른 수치다. 경기전망이 '중립'에 가까워졌다. 한동안 침체됐던 패션 매출이 조금씩 늘어난 가운데 한한령 해제 등에 따른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
슈퍼마켓과 편의점은 전분기 대비 각각 8, 15포인트 상승한 99, 96으로 조사됐다.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봄을 맞아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편의점은 간편식, 신선식품, PB상품 등으로 판매품목을 늘리며 돌파구를 찾는다.
반면 대형마트는 지난 분기 대비 9포인트 하락한 89를 기록했다. 그동안 강세를 보여 온 생필품·신선식품 판매가 인터넷쇼핑·편의점으로 대체되면서 업태간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소매 기업은 2분기에 예상되는 경영애로 요인으로 수익성 하락(47.0%), 인건비 인상(15.5%)을 가장 많이 꼽았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업계 불안감이 고조된 것으로 풀이했다. 이어 유통관련 규제 강화(11.3%), 인력 부족(10.4%), 정부정책 비일관성(7.2%), 자금사정 악화(6.8%) 순으로 이어졌다.
김인석 대한상의 유통물류조사팀장은 “경기전망지수가 나아지고 있지만 아직 소비가 완전히 살아났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오름세가 꺾이지 않도록 기업의 적극적인 마케팅·투자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표> 업태별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 추이
자료 대한상공회의소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