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술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부분이 많은 분야입니다. 비록 연구는 늦게 시작했지만 앞으로 우리가 분야를 선도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김용대 KAIST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18일 열린 '블록체인 육성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블록체인 기술은 아직 많은 문제점과 개선점을 가지고 있다”면서 “활용과정에서 불거지는 여러 문제를 해소하면 관련 분야를 선도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기술은 보안 분야에서도 이미 다양한 우려가 보고됐다. 최근 열린 'NDSS 2018' 학회에서는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 계약의 취약점을 11개나 찾아낸 논문이 발표됐다. 앞으로 기술 활용 저변이 넓어지고 관련 연구가 고도화되면 이같은 취약점은 더 많이 노출될 것이 분명하다.
블록체인 기술에는 세 가지 딜레마가 존재한다. 블록체인의 보안, 확장성, 분산화 기능이 서로 반비례 관계에 있어 한번에 모두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보안 강화를 위해 접근에 제약을 두면 확장성이 저하되는 형태다. 이를 '트릴레마'라고 부른다. 이를 해소하는 것이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다.
암호화폐공개(ICO)의 안전성 여부와 이상거래 등을 평가하고 감지하는 기술 개발도 시급하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빅데이터 붐이 일 때 원천기술 대신 응용기술에 투자를 집중했고, 결국 산업을 주도하는 데 실패했다”면서 “빅데이터 분야에서는 트릴레마를 해소할 원천기술 연구에 나서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기술 연구가 학교, 학자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암호학, 분산이론, 확률론, 게임이론 등 세부 학문이 맞닿아 있어 이들이 모인 학교가 연구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비트코인 이전에 암호화폐를 기틀을 잡은 애덤 백은 암호학자다. 메사추세츠공대(MIT), 스탠퍼드대, 에딘버러대를 비롯한 주요 대학에서는 이미 ICO 연구 및 새로운 블록체인 프로토콜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KAIST가 블록체인 연구 및 산업 기반 마련을 주도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실제 KAIST는 이번 학기부터 '암호공학과 암호화폐' 수업을 신설해 인재양성에 나섰다. 연구처를 중심으로 블록체인 관련 대형과제 수주도 추진한다.
김 교수는 “이미 블록체인관련 다양한 연구와 성과가 창출되고 있다”면서 “세계 블록체인 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연구 대학으로 자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