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니(SONY)가 미래 우주사업에 진출한다.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소니는 가정용 CD플레이어 등을 만들며 쌓은 가전기술을 응용해 소형 위성을 위한 광통신 기기를 양산할 계획이다. 수백 나노(나노는 10억분의 1) 단위로 정보를 읽는 광디스크 기술로 1000㎞ 이상 떨어진 우주 공간에서도 지상과 초정밀 통신이 가능한 기기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소니 컴퓨터사이언스연구소는 연내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와 함께 국제우주정거장의 일본 실험동인 '기보(희망)'와 지상 사이의 통신실험을 할 예정이다. 이후 2년 내 기초 기술을 확보해 세계 최초로 우주 광통신 기기 양산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니혼게이자는 현재 우주 통신이 전파를 이용하는 게 주류라며 데이터 용량이나 효율 면에서 과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에 비해 광통신 레이저를 사용하면 언제든 정밀한 화질을 주고받을 수 있어 더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산간지역 재해나 교통상황 등도 신속·정확하게 살펴볼 수 있다.
소니가 우주사업에 나선 건 미국을 중심으로 우주 벤처 등 민간기업이 전보다 더 저렴한 비용을 내세운 소형로켓·위성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니의 일본 경쟁사인 캐논도 이미 저가 제어장치 부문에 진출했다.
일본항공우주공업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세계 우주산업 시장 규모는 연간 3290억달러(약 351조7000억원)에 이른다. 이 중 각국 정부의 지출은 23%에 불과하다. 민간이 우주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는 말이다.
2023년에 발사될 무게 50㎏ 이하의 초소형 위성은 460개로 2016년에 비해 4.6배 늘어날 전망이다. 소니는 일본 내 수요뿐 아니라 보안상의 이유로 중국 제품을 사용할 수 없는 미국 위성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도 민간기업의 우주사업을 뒷받침하고 육성하기 위해 올 가을 '우주활동법'을 본격 시행한다. 정부가 로켓과 위성을 쏘아 올리는 기업을 심사·비준하고 사고가 일어나면 일부 피해를 보상해 주는 게 골자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