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전기차 전용 충전기 1년만에 사라진다

현대차 전용 전기차 충전기가 출시 1년여 만에 시장에서 사라질 전망이다.

현대차의 파트너사 중에 현대차 전용 충전기 개발·양산력을 갖춘 충전기 업체 2곳 모두가 올해 파트너 자격을 잃었기 때문이다.

정부가 중소기업 육성차원에서 올해부터 가정용(비공용) 충전사업자 자격을 충전기 전문 제작사로 제한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지난해 말 선정한 올해 충전기 파트너사 4개 업체(대영채비·포스코ICT·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KT) 중에 충전기 제조능력을 갖춘 대영채비 1곳만 해당 자격을 유지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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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과 현대차 전용 충전기 모습.(사진 2017년 현대차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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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과 대영채비 충전기 모습.(사진 현대차 홈페이지)

2016년 7월 현대차의 첫 전기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출시에 맞춰 전용 충전기를 개발·생산한 중소기업 중앙제어와 피앤이시스템즈는 각각 포스코ICT와 한충전 협력사로 참여한 탓에 올해부터 현대차 공급 자격을 잃었다.

결국 현대차는 최근 공식 홈페이지에 현대차 전용 충전기 대신 대영채비의 일반 충전기로 교체해 게시했다. 아이오닉 일렉트릭 출시 후 1년여만에 현대차가 자체 디자인한 전용 충전기가 사라진 것이다.

정부가 중소기업 충전기 제조사들의 대기업(KT·포스코ICT) 영업 마진을 줄이기 위해 일종의 직거래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의도였다. 결과적으로 한 업체만 혜택을 보게된 셈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 자체 선정한 특정 충전기 제조사 제품은 소개정도만 해줬을 뿐, 최종 선택은 고객이 직접하도록 짜여져 있다”며 “추가 비용은 더 들 수 있지만, 기존 현대차 전용 충전기도 고객이 원하면 직접 구매해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충전기 업체 관계자는 “약 2억원에 가까운 금형 설계·개발비를 들여 현대차 전용 충전기를 양산했고 재고도 아직 많은데도 파트너에서 빠지게 돼 손해가 막대하다”며 “정부가 비공용 충전사업자 자격을 충전기 전문 제작사로 제한한 규정을 갑작스럽게 도입하면서 올해 생산계획에 큰 차질이 발생했다”고 토로했다.

현대차는 올해 국내 전기차 판매 목표를 정부 보급 계획 물량 최대 2만8000대 중에 절반이 넘는 1만8000대로 책정했다. 2018년형 '아이오닉 일렉트릭'과 다음 달 차량 인도가 시작되는 '코나 일렉트릭' 각각 6000대, 1만2000대를 목표로 잡았다. 이에 현대차의 개인전용(비공용) 충전기 물량은 많게는 1만대에 육박할 전망이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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