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기관차 시장 강자 '현대자동차'와 '재규어'가 성능과 품질을 대폭 향상한 차세대 장거리 전기차를 앞세워 '제너럴모터스(GM)', '테슬라'에 도전한다. GM과 테슬라는 북미 전기차 시장의 4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선두 업체다.
12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한 전기차 전시회 'EV 트렌드 코리아'에서 현대차는 '코나 일렉트릭', 재규어는 'I-PACE'를 아시아 최초로 공개했다. 기존 전기차보다 주행성능, 품질 기술력을 한 단계 끌어올린 두 신차는 GM과 테슬라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코나 일렉트릭과 I-PACE는 가장 큰 강점은 차체 구조다. 해치백이나 세단 형태가 대다수였던 전기차 시장에 해마다 수요가 늘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선호도를 반영했다.
SUV는 높고 넓은 차체로 차체 하단에 배터리를 탑재하고도 전통적인 승용차보다 넉넉한 실내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두 신차는 전기를 동력으로 하는 SUV라는 점을 앞세워 본격적인 성장세에 접어든 국내외 전기차 시장을 빠르게 공략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전기차 약점인 주행거리도 극복했다. 기존 GM '볼트(Bolt) EV'나 테슬라 '모델 S'보다 경쟁 우위에 있다. 코나 일렉트릭은 1회 충전으로 406㎞를 달릴 수 있다. 볼트 EV(383㎞)보다 20㎞ 이상 주행거리를 늘렸다.
I-PACE 주행거리는 480㎞(WLTP 기준)이며, 국내 인증을 준비 중이다. 현재 테슬라가 시판 중인 모델 S 최고 사양 P100D 1회 충전 주행거리 424㎞보다 우세할 것으로 예상된다.
각 사가 보유한 기술력을 총집약했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코나 일렉트릭은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 차로 이탈방지 보조(LKA), 운전자 주의 경고(DAW) 등 현대스마트센스 핵심 안전 사양들을 기본으로 장착했다. 여기에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차로 유지 보조(LFA), 고속도로 주행보조(HDA) 등 다양한 첨단 사양을 적용해 안전성과 편의성을 높였다.
I-PACE는 지능형 기술과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대거 채택했다. 운전자 주행 습관과 목적지까지 지형을 분석해 최적의 주행경로로 안내하는 새로운 EV 내비게이션 시스템, 스마트폰으로 충전과 실내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인컨트롤 리모트 기능을 제공한다. 자동 주차 보조 기능, 탑승객 하차 모니터링 시스템, 차선 유지 어시스트 시스템 등도 갖췄다.
가격 경쟁력도 우수한 편이다. 코나 일렉트릭 가격은 4650만~4850만원으로 볼트 EV(4558만~4779만원)보다 다양한 첨단 사양을 탑재하고도 비슷한 수준에 판매된다. I-PACE의 판매 가격은 1억1040만~1억2800만원으로, P100D(1억8120만원)보다 최대 7000만원 이상 저렴하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