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술(ICT) 연구개발(R&D)은 연구자 중심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기존처럼 정부가 문제를 제시하고 기술선정, 예산까지 결정하는 정부주도 방식을 바뀌어야 합니다.”
석제범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장은 한국SW·ICT총연합회(상임의장 조풍연)가 1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제2회 기관장 초청 4.0 스마트 혁신성장 정책세미나와 패널토의'에서 정책발표자로 나서 이 같이 밝혔다.
석 센터장은 기존 ICT R&D는 정부 주도로 이뤄져 비효율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석 센터장은 “ICT R&D 성공률은 95%가 넘는데 이는 안정적 기술에만 투자하기 때문”이라면서 “안정적 상용기술 중심에서 위험이 있더라도 기초원천 기술 개발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리나라 주력 제조업이 부진을 겪는 등 난관에 봉착한 우리경제에 새로운 발전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SW산업은 디지털 혁명 가속화로 중요성이 급부상하고 있으며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갈 핵심 기반”이라고 말했다.
강태원 국방과학연구소 부소장은 인사말을 통해 “국방과학연구소는 하드웨어 중심 무기체계 개발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면서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시뮬레이션(M&S) 등 SW·ICT 기술이 국방 연구개발에 활용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조풍연 상임의장을 좌장으로 'R&D, SW정책' 토론이 이어졌다. 조현정 한국SW산업협회장, 조창제 한국상용SW협회장, 전현경 IT여성기업인협회장, 최정일 한국IT서비스학회장, 채효근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부회장, 노경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장, 권혁진 국방부 국장, 이재홍 중소벤처기업부 국장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최정일 회장은 “실제 현업에서는 연구사업자 선정 평가, SW대가 적정가치 문제 등은 공정성에 맞물려 있다”면서 “절차적·분배적 공정성이 제대로 이뤄지도록 해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현정 회장은 “정부 상용SW 비중이 너무 낮을 뿐 아니라 저가 입찰제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전문기업이 생겨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권혁진 국장은 “이스라엘은 R&D 성공률이 20% 정도지만 높다고 고민한다”면서 “우리나라도 고위험, 도전적 분야에 R&D를 시도하도록 제도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 의장은 “SW 사업대가와 예산, 유지보수 수의계약제도 도입 등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 올려 가치보장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면서 “기업 R&D는 과목표와 비용정산 등을 자율·도전으로 운영하고 연속성 보장으로 전주기 연결형 R&D로 성과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노경원 국장은 산업계 요구를 정부정책에 반영하기로 했다. 노 국장은 “SW역할 변화에 따라 정부 정책과 산업계도 바뀌어야 한다”면서 “산업계와 정부 요구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창의성과 협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행사는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김병관 의원,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 노규성 생산성본부 회장, 강태원 국방연구원 부원장 등이 참석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