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공유자전거 업체 오포가 싱가포르에서 사용자를 대상으로 암호화폐 보상 시스템의 시범사업에 나선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오포는 싱가포르에서 공유자전거를 타는 사용자에게 암호화폐 토큰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블록체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용자는 오포의 공유자전거를 탈 때마다 '글로벌셰어링이코노미(Global Sharing Economy, GSE)' 토큰을 GSE랩으로부터 제공받는다. 현재 GSE 토큰은 다른 수단으로 거래하거나 채굴할 수 없다. 발행량은 100억개로 제한됐으며, GSE 토큰은 거래소에 상장되지 않았다.
오포 대변인은 “이 캠페인의 목적은 사용자가 좀 더 환경친화적 방법으로 움직이도록 독려하는 것”이라며 “오포는 앞으로도 블록체인 기술을 포함해 혁신 기술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는 오포가 암호화폐공개(ICO)를 전면 금지한 중국보다 암호화폐 관련 사업에 보다 우호적 환경이기 때문에 싱가포로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암호화폐 규제에 대해 간섭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타르만 샨무가라트남 싱가포르 부총리는 지난 2월 “현재로서 암호화폐 거래를 금지해야 할 강력한 이유는 없다”면서 “현재로서 암호화폐 거래의 성격과 규모는 우리 금융시스템의 안전성과 무결성에 위험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SCMP는 오포가 싱가포르에서 암호화폐 사업을 시도하는 것은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것으로 해석했다. 주요 경쟁사인 모바이크가 중국 최대 O2O기업에 인수되면서 생존 경쟁이 한층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오포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다이웨이는 개인적으로 엔터테인먼트에 특화된 암호화폐 '트론'과 거래소에 투자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업은 오포가 암호화폐를 활용하려는 첫 걸음에 해당한다면서, 거래소에서 교환되지 않으면 토큰은 가치가 없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상장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자전거를 타면서 돈을 벌 수 있는 암호화폐는 오포가 최초가 아니다. 싱가포르 현지 공유자전거 업체인 오바이크는 작년 12월 '오코인(oCoins)'이라는 자체 암호화폐를 출시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오바이크는 올해 1분기 내로 오코인을 출시하기 위해 트론과 제휴한다고 전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