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공동화를 불러일으켰던 약대 편입체제(2+4년제)가 개편된다.
교육부는 2022학년도부터 약학대학 학제를 현행 2+4년제와 통합 6년제 중 대학이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개편한다고 9일 밝혔다.
2+4년제는 약대가 아닌 다른 학과·학부 등에서 2년 이상 기초교육 이수 후 약대에 편입해 4년 전공교육을 이수하는 교육체제다. 통합 6년제는 약대 신입생이 기초교육과 전공 교육과정을 이수하는 체제다.
교육부는 2006년 약사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학생에게 진로 결정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약대 수업연한을 4년에서 6년으로 확대하고 '2+4년제'를 도입했다.
약대 편입을 위한 이공계 학생 이탈이 가속화되고 사교육비가 과도하게 들어간다는 지적이 일면서 학제 개편 논의가 시작됐다. 교육부는 지난해 9월 약대 학제 개편 관련 정책연구를 수행하고, 정책자문위원회를 구성해 개선 방안 마련에 나섰다.
약대 학제 개편은 올해 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이 대학에 진학하는 2022학년도부터 시행한다. 전국 35개 약대 모두 통합 6년제로 전환 시 2022학년도부터 약대 신입생 1700여명을 선발한다.
교육부는 약대 진학을 준비 중인 학생이 약대 입학 정보를 사전에 충분히 숙지한 상태에서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고 대학입시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 대학이 약대 교원 추가 임용 등 교육여건 확보에 충분한 준비기간을 갖게 하는 차원도 있다.
통합 6년제로 전환하는 약대는 기존 편입학 정원 이외에 2년의 약학 교육과정이 추가됨에 따라 편제정원이 증가한다. 교육부는 대학설립·운영규정 상의 교사, 교지, 교원, 수익용 기본재산 등 4대 교육 요건 충족을 통해 교육 여건이 악화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4대 요건 미충족 시 학생 모집 정지 등 행정제재 조치를 부과한다. 대학 전체의 편제정원이 증가하지 않도록 대학 내 타학부(과) 정원 감축 등 자체 정원 조정을 하는 경우에는 4대 요건 조치를 하지 않아도 된다.
이와 함께, 공공성 제고 방안을 학제 전환의 조건으로 추진한다.
수급권자·차상위계층·한부모 가족지원대상자 등 경제적 취약계층 학생을 약대 입학정원의 7% 이상 정원 외로 선발한다. 또한, 지방 소재 약대는 해당 지역의 고등학교 졸업자(졸업예정자 포함)를 약대 입학정원의 30%(강원·제주권은 15%) 이상 선발한다.
이진석 교육부 고등교육정책실장은 “약학교육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약대 학제 개편안을 마련한 만큼, 변경된 학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전에 교육여건 개선 등을 위한 각 약대의 충분한 준비가 있어야만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면서 “교육부에서도 약대 학제 개편 방안에 따른 법령 개정 등 필요한 후속조치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