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예금자보호 받지 못하는 초과 예금액 지난해 5조4000억원

예금자보호를 받지 못하는 저축은행 초과 예금액이 5조4000억원을 넘었다. 1년 전보다 1조원 가까이 늘어난 실적이다. 저축은행의 예금자보호 한도액은 5000만원이다.

9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 79곳과 저축은행중앙회에 5000만원 넘게 예금한 사람은 총 6만3486명이다.

이 중 개인은 6만1413명으로 전년보다 32.1%(1만4908명) 늘었다. 법인은 2073곳으로 7.1%(138개) 증가했다.

이들이 저축은행에 맡긴 금액만 총 8조5881억원이었다. 예금자보호가 안 되는 5000만원 초과 예금도 5조4138억원으로 집계됐다. 2016년 말(4조4903억원)과 비교하면 9234억원(20.6%) 증가한 것이며, 2010년 말(6조9123억원) 이후 최대치다.

전체 저축은행 예금에서 보호받지 못 하는 돈이 차지하는 비중도 10.1%에서 10.7%로 0.6%P(포인트) 올라갔다.

예금자보호법에 따르면 저축은행이 파산하면 해당 저축은행 예금자는 원금과 이자를 포함해 1인당 5000만원까지만 예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저축은행의 5천만원 초과 예금액은 2009년 말 7조6000억원에 이를 정도로 많았다.

그러나 2011년 저축은행 부실 사태를 겪으면서 저축은행은 5000만원 이하로 예금하는 것이 상식처럼 됐고, 2013년 3분기에는 1조7342억원까지 감소했다.

하지만 최근 저축은행으로 돈이 몰리면서 5000만원 초과 예금도 많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 예금액은 51조2883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저축은행으로 다시 돈이 몰리는 것은 우선 저축은행들도 체질개선을 통해 건전성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저축은행의 건전성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로 평가한다.

금융감독원은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8% 이상, 고정이하여신비율은 8% 이하를 요구하고 있는데 지난해 말 저축은행들의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4.31%, 고정이하여신비율은 5.1%를 기록했다.

은행보다 예금 금리가 높은 것도 이유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저축은행의 1년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2.48%로 은행(1.95%)보다 0.53%P 높다.

일부 저축은행의 경우 연 3%대에 이르는 고금리 특판 상품을 내놓기도 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너무 많은 돈을 한 저축은행에 맡기기보다는 예금자보호가 되는 한도 내로 여러 저축은행에 나눠 맡길 것을 권유한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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