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와 황사 등 영향으로 환경가전 시장이 급성장했다. 공기청정기는 전년 대비 판매량이 두 배 가까이 늘었고, 의류건조기와 전기레인지 등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미세먼지 오염이 갈수록 심해짐에 따라 환경가전 시장의 성장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5일 주요 온·오프라인 가전유통 업체의 1분기 환경가전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전년 대비 판매량이 최대 두 배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 환경가전인 공기청정기의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롯데하이마트에서는 1분기 공기청정기 판매액이 전년 동기 대비 235%나 증가했다. 판매액 급증은 공기청정기 판매량이 증가한 데다 초미세먼지까지 제거하고 청정 면적을 확대한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판매 대수를 기준으로 집계한 전자랜드는 1분기 공기청정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온라인 다나와 판매 대수도 129%나 늘었다.
새 환경가전으로 평가받고 있는 의류건조기의 가파른 성장세도 이어졌다. 의류건조기는 옷을 말리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오염을 막을 수 있고, 집안 먼지 제거에도 효과가 있다.
롯데하이마트 의류건조기의 1분기 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220% 늘었다. 같은 기간 전자랜드 건조기 판매량은 408%나 폭증했고, 다나와 판매량도 99% 증가했다.
업계는 건조기 시장 규모가 2016년 10만대 수준에서 지난해 60만대까지 성장했고, 올해는 1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1분기 판매량을 감안하면 시장 확대 속도가 예상을 뛰어넘는다.
요리할 때 발생하는 유해가스 발생을 줄여주는 전기레인지도 새로운 환경가전으로 주목받고 있다. 롯데하이마트의 1분기 전기레인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0% 늘었다. 판매 대수 기준으로 집계한 전자랜드와 다나와에서는 24%씩 늘었다.
1분기부터 환경가전 판매가 급증한 것은 이례다. 예년의 공기청정기 시장은 황사가 집중 발생하는 4~5월이 성수기였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미세먼지 오염이 수시로 발생하면서 계절성이 약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미세먼지에 대응하는 환경가전은 사계절 가전이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면서 “지난해 공기청정기와 의류건조기 판매 실적을 보면 봄철 판매량이 좀 더 높긴 했지만 봄 외에도 연중 판매가 활발했다”고 말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