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치열해지는 경쟁에 배터리 업계 수익성 개선 골몰

배터리 시장이 급성장하지만 수익성 확보가 난제로 꼽힌다. 국내 배터리 업체는 배터리 사업에서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수주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면서 저가로 시장을 선점하는데 주력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2020년이면 배터리 셀 가격이 ㎾h당 100달러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에 리튬, 코발트, 니켈 등 배터리 핵심 원재료 가격은 계속 올라 고정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올해 전기차 배터리 사업 흑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근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힘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광물 투자와 원재료 가격 연동 계약 등으로 어떻게 원재료 가격 상승 리스크를 상쇄시키느냐가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중국 배터리 업체와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중국 최대 배터리 제조사 CATL은 최근 폭스바겐의 전기차 프로젝터 배터리 공급사로 선정되며 위세를 과시했다. CATL이 공급하는 배터리는 중국향 모델에 주로 탑재될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 업체가 글로벌 유수 자동차 제조사 첫 대규모 수주 계약을 받았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CATL은 최근 유럽 공장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우리나라 배터리 업체 유럽 공장이 위치한 폴란드, 헝가리 외에 독일 등이 후보지로 거론된다. 올해 상반기 상장을 통해 조달하는 자금으로 생산 능력을 더 보강할 것으로 보인다. CATL이 유럽에 생산 거점을 마련하고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면 국내 업체와 수주 경쟁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이 배터리 독립을 추진 중인 것도 한국 업계에는 위협이다. 스위스 ABB와 스웨덴 노스볼트는 유럽 최대 규모 배터리 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고, BMW는 전기차 배터리 연구개발에 2억유로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유럽 화학기업과 완성차 업계도 유럽연합(EU) 주도 아래 전기차 배터리 업체를 공동 설립하는데 뜻을 모았다. 하지만 보쉬가 200억유로를 투자해 배터리 셀을 자체 생산하려던 계획을 세웠다가 후발주자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이유로 최근 철회하는 등 진입장벽도 확인된 상황이다.

김광주 SNE리서치 대표는 “원재료뿐만 아니라 부품 하나라도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원활한 생산이 어려워지는 만큼 늘어나는 전기차 시장에 맞춰 준비해야 한다”면서 “세계 황산코발트 생산을 독점하고 있는 중국의 자원 무기화 등 위협요소가 상존하기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원재료 수급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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