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한국지엠 “노사 합의가 운명 갈랐다“

한국 산업계 최대 리스크로 떠오른 금호타이어와 한국지엠 사태의 운명이 엇갈렸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1일 중국 더블스타로 매각하는 방안에 대한 찬반 투표를 실시해 60.6% 찬성으로 가결했다. 한국지엠 노조는 사측과 이견을 좁히고 못 하며 임단협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노사 합의로 경영정상화 길을 걷게 된 금호타이어 사례가 남은 한국지엠 노사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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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CI.

◇법정관리 벗어난 금호타이어…경영정상화 '시동'

법정관리 위기에 몰렸던 금호타이어 노조는 1일 조합원 설명회와 찬반투표를 거쳐 경영정상화 관련 노사특별합의서를 확정했다.

노사는 앞서 지난달 30일 자정으로 예정된 자율협약 시한을 불과 3시간여 앞두고 중국 더블스타 매각에 극적 합의했다. 노사는 지난달 31일 열린 46차 본교섭에서 상여금 일부 자진 반납을 골자로 한 경영정상화 방안에도 의견을 모았다. 노조는 앞으로 2년간 상여금 약 1/4을 반납하고 2017∼2019년 임금을 동결하기로 했다.

최종 투표 결과가 매각 찬성으로 나와 채권단과 더블스타는 투자 관련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먼저 더블스타는 6463억원을 제3자 유상증자 형태로 투입할 전망이다. 더블스타는 계약금으로 323억원을 먼저 지급하고, 채권단은 이와 별도로 금호타이어에 2000억원을 시설자금 용도로 투입하게 된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 제기하는 이른바 '먹튀' 우려는 향후 해소해 나가야 할 과제로 꼽힌다. 더블스타는 투자조건으로 3년 고용 보장, 5년 최대주주 지위 유지를 발표했으나, 구조조정 후 이익을 남기고 매각할 수 있다는 우려는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산업은행과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독립경영과 노조, 단체협약, 고용을 보장하고 국내 공장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설비투자를 약속하겠다고 밝혔다. 경영위기 극복과 미래 계속 기업으로 발전을 위해 노사와 산업은행, 더블스타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미래위원회도 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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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군산공장 '크루즈' 생산라인 모습.

◇한국지엠 임단협 또 결렬…'신차배정·자금투입' 난항

한국지엠 노사는 지난달 마지막 임단협 교섭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로 인해 이달 지급 예정된 지난해 격려금과 희망퇴직 위로금을 사실상 지급할 수 없게 됐다. 자구책을 마련하지 못하면서 제너럴모터스(GM) 본사로부터 신차배정, 자금투입을 받는 것도 불투명해졌다.

지난달 30일 한국지엠 노사는 제7차 임단협 교섭을 가졌으나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채 결렬됐다. 회사는 자녀 학자금 3년간 유보, 연차 수당 축소 등 약 1000억원 규모 복리후생비 축소를 요구했다. 심각한 자금난으로 최대한 비용을 줄여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노조는 △출자전환 시 1인당 3000만원 가량의 주식 배분 △만 65세까지 정년 연장 △향후 10년간 정리해고 금지 등 장기발전 전망 요구조건 21개를 임단협 합의 선결 조건으로 내세웠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주말 교섭이 어려워지면서 노사 협상이 3월 시한을 넘기게 됐다”면서 “GM 본사는 노사 합의를 통한 자구안을 마련해야 신차 투입이나 자금투자를 약속했는데, 현재로서는 4월 유동성 위기를 피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지엠은 오는 4월 6일 지난해 합의한 성과급(1인당 약 450만원)에 해당하는 720억원을 지급하기로 돼 있다. 또 4월 27일까지 지난달 희망퇴직을 신청한 약 2600명에 위로금을 지급해야 하지만, 현재 유동할 자금이 없는 상황이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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