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은행-지자체 협업, 신규공제 도입...'중도해지자 잡아라' 판키우는 내일채움공제

중소기업 우수 인력 유입과 장기재직 촉진을 위해 도입된 내일채움공제가 출범 5년차를 맞아 외연 확장에 나섰다. 가입 창구를 넓히고 지자체 등과 사업 연계뿐만 아니라 연구개발(R&D) 내일채움공제, 근로시간 나누기 내일채움공제 등 신규 사업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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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중소벤처기업부 및 중소기업진흥공단에 따르면 중진공은 7월 R&D 내일채움공제를 시범 도입한다. 사업 기간 2년 이상인 중소기업 R&D 사업에 참여한 우수 연구 인력의 장기재직을 유도하기 위한 제도다. 노동자와 사업주가 1대 2 비율로 공제부금을 납입하면 R&D 사업 기간 동안 월 50만원 장려금을 지급한다.

중진공 관계자는 “내일채움공제와 마찬가지로 중소기업 R&D 연구인력에게 장기재직과 목돈 마련을 지원하겠다는 목적으로 신설하는 사업”이라며 “우선 올해 중기부 소관 R&D 사업을 대상으로 시범 도입한 이후 추이를 살펴 내년 전면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년부터는 근로시간 나누기 내일채움공제도 신설한다. 근로시간을 단축해 신규 고용을 늘린 기업의 기존 인력 소득 감소를 보완하기 위한 사업이다. 중진공은 상반기 중으로 연구용역을 마치고 내년 공제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규 가입자 확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기존 중진공 지역본부를 중심으로 운영되던 가입창구를 기업은행을 비롯한 시중은행으로 확대하고, 지자체·대기업 등이 중소기업의 납입부담금을 일부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외연 확대를 위한 움직임에 한창이다. 한전, CJ, LH 등은 동반성장투자재원을 통해 협력 중소기업의 납입부담금을 지원하고 있다.

중진공이 이처럼 신규 공제사업을 신설하고 가입자 확대에 열을 올리는 주된 이유는 지속 증가하는 중도해지율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내일채움공제 누적 해지율은 22.9%에 이른다. 절반 이상이 근로자 이직으로 공제기금을 해지했고, 기업과 근로자 부담으로 해지한 경우도 27.6%에 달한다.

신규 가입자 수도 주춤하고 있다. 지난해 가입자 수는 9616명으로 전년(7071명) 대비 31.2% 증가했지만 당초 기대만 미치지 못했다. 2015년 신규 가입자 8000명에 비해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문가는 중도이탈을 막기 위해서는 노란우산공제, 과학기술인공제 등 여타 공제기금과 같이 다양한 복지 혜택을 확충하는 동시에 재정 투입 등을 통해 근로자와 사업자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내일채움공제는 노·사·정이 공동으로 참여해 사업주가 아닌 근로자에게 직접 혜택이 돌아가도록 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여타 기금 대비 부족한 복지 혜택을 확충하고 과학기술인공제와 같이 예산을 일부 지원하더라도 당초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단순 예산 투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체 기금에서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수록 독립적인 자산운용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여타 공제기금과 달리 최장 5년 만기로 상환이 이뤄지는 내일채움공제의 특성으로 장기투자와 고위험 상품을 통한 자산운용이 쉽지 않아 복지사업 등 기금목적사업을 수행하는데도 어려움이 발생한다.

중진공 관계자는 “기금 규모가 확대되는 만큼 자금 일부를 자산운용 전문기관에 위탁해 복지, 교육 사업 추진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기존 가입자 중도해지 방지를 위해서도 설문조사, 연구용역을 추진하고 교육 및 복지 등을 통한 고객서비스 강화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표> 17년 내일채움공제 가입 실적

자료:중소벤처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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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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