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은행이 약 4조원에 달하는 당기순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화자산 이자 증가와 2016년까지 기준금리 인하로 통화관리 비용이 감소한 영향이다.
30일 한은이 발표한 '2017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은의 당기순이익은 3조9640억원으로 전년(3조3779억원) 대비 5861억원 늘었다.
한은의 당기순이익은 2010~2012년까지 3조원을 크게 넘다가 2013년 약 2조원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후 2014년에는 1조9846억원으로 2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2015년에는 다시 증가세로 전환해 3년 연속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지난 2001년 4조2000억원에 이은 두 번째 높은 실적이다.
지난해 한은의 총수익은 12조3880억원, 총비용은 7조799억원, 세전 당기순이익은 5조3081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총수익은 전년 대비 1조6575억원 줄었지만, 총비용이 2조5220억원 감소하면서 당기순이익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이 크게 증가한 것은 외화자산 운용이자가 늘면서 외환부문 순이익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한은은 운용목적에 따라 외화자산을 현금성자산과 투자자산으로 구분하고, 이 중 투자자산은 직접 투자자산과 위탁 자산으로 나눠 운용하고 있다. 지난해 말 한은의 현금성 자산은 3.2%, 직접 투자자산이 77.7%, 위탁자산은 19.1%다. 상품별 비중은 정부채 37.5%, 정부기관채 19.2%, 회사채 14.7%, 자산유동화채 13.2%, 주식 8.6% 등이다.
한은 관계자는 "한은이 세계 경제 상·하방 리스크 확대에 효과적으로 대처했다"며 "고유동성 안전자산인 정부채와 유동성이 높으면서도 고수익 자산인 주식의 비중을 확대하는 대신 비정부채 비중을 축소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한은은 2016년까지 기준금리 인하도 통화관리 비용 감소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한편, 한은은 한은법 제99조에 따라 당기순이익의 30%인 1조1892억원을 법정적립금으로 적립했다. 농어가목돈마련저축장려기금 출연 목적으로 415억원을 임의적립금으로 적립. 나머지 2조7333억원은 정부에 세입으로 납부했다. 따라서 한은의 2017회계연도 당기순이익 처분 후 적립금 잔액은 12조2474억원으로 집계됐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