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고민 타파를 위한 아이디어]<159>삼류 직원만 뽑고도 세계 최고가 된 호텔이 있다

▲오늘의 고민

신입사원 공채가 한창인 E사. 인사팀 박 부장은 나날이 업그레이드되는 지원자의 학력과 경력을 보며 감탄을 금할 수가 없다. 그러나 지난해에 스펙만 보고 골라 뽑은 사원들이 1년도 채 안 돼 대거 퇴사하거나 실제로 업무는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허다해서 단순히 화려한 이력만 보고 뽑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스펙도 정답이 아니라면 우리 회사에 꼭 맞는 인재는 어떻게 뽑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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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성공스토리

경영학 구루 짐 콜린스는 “위대한 기업을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함께할 적합한 인재를 찾아내는 일”이라고 말했다. 즉 뛰어난 스펙보다는 우리 회사가 지향하는 기업 가치에 걸맞은 인재를 뽑아야 한다는 것이다.

인도 뭄바이에 위치한 타지마할 호텔이 적합한 인재를 확보, 성공을 거뒀다. 이 호텔은 세계 최고급 호텔의 하나로 꼽힌다. 그만큼 많은 구직자가 이 명성 높은 호텔에 입사를 희망한다. 그런데 정작 이 호텔은 일부러 뛰어난 일류 직원 대신 이류, 삼류 직원만 뽑는다고 한다. 그들이 타지마할 호텔의 가치를 실천할 수 있는 '적합한 인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호텔은 인도의 전통 가치를 매우 중시한다. 어른을 공경하는 태도, 겸손한 자세, 주위 사람들을 배려하는 마음 씀씀이를 우선순위로 본다. 타지마할 호텔은 이 가치를 공유하고 함께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이류, 삼류 대학 졸업생 또는 고졸 출신이라고 생각했다. 이들은 자신이 최고라며 자만하지 않기 때문에 더 겸손하고 배려심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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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스펙이 낮은 사람을 무조건 채용한 것은 아니다. 적합한 인재를 찾기 위해 자신들만의 기준을 세우고 그에 따라 사람을 뽑았다. 우선 이들은 대도시보다 지방을 먼저 찾아갔다. 대도시에서는 인도의 전통 가치가 많이 사라졌지만 지방에는 그 가치가 남아 있기 때문이었다. 경력 면에서는 사회 경험이 전혀 없는 신입을 선호했다. 이미 다른 조직 문화에 길들여져 있는 경력사원보다는 신입사원이 타지마할 호텔만의 가치를 잘 받아들일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이들은 학교로 찾아가서 타지마할 호텔 입사를 원하는 학생들을 파악한 후 교사나 교수로부터 평소 학생들의 생각과 행동 등을 묻고 따졌다. 이렇게 뽑은 직원들을 타지마할 호텔의 가치에 걸맞은 교육을 시켰다.

결과는 어땠을까. 타지마할은 2008년에 여행잡지 콘데나스트트래블러가 뽑은 '세계에서 가장 좋은 호텔'의 하나로 선정됐다. 또 2010년 당시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가 이 타지마할 호텔에 투숙, 세계의 관심과 명성이 더욱 높아졌다. 타지마할 호텔은 무조건 스펙만 보고 사람을 뽑았다면 이런 결과를 얻지 못했을 것이라고 자부하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 프로야구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도 독특한 선수 영입 기준이 있었다. 1990년대 들어와 최약체 팀으로 전락했을 당시 빌리 빈이 새 단장으로 부임해 왔다. 그는 팀을 새로 꾸리면서 '몸값 비싼 스타 선수'는 아예 영입 대상으로 생각지도 않았다. 그 대신 저평가돼 있는 몸값 싼 선수들을 뽑았다. 그는 화려한 스타 선수보다 묵묵히 맡은 역할을 해내며 팀워크를 발휘할 줄 아는 선수가 팀 승리에 더 큰 기여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예를 들어 선수 본인의 성적을 위해선 타율이나 홈런 수가 중요하겠지만 팀 승리를 위해선 이보다 아웃 확률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빈은 타자를 뽑을 때 다른 구단처럼 타율이나 홈런을 먼저 보지 않고 출루율, 즉 타자가 타석에서 베이스로 얼마나 많이 살아 나갔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보았다. 구단은 이렇게 사람을 뽑은 뒤에도 '팀워크'를 최우선 가치로 두고 연습을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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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덕분에 하위권을 전전하던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메이저리그 최고 명문 구단의 하나로 탈바꿈할 수 있었다. 이후 이들은 아메리칸 리그에서 무려 20연승을 달성했다.

▲오늘의 아이디어

혹시 당신도 회사에 딱 맞는 인재를 어떻게 뽑을지 고민하고 있는가. 타지마할 호텔과 프로야구팀 오클랜드처럼 단순히 스펙의 우열을 가리기보다 조직의 가치를 가장 잘 실천할 사람만 골라 줄 '채용 기준'을 만들어 보자. 남 보기엔 최고가 아니라 하더라도 우리에게 최고 성과를 안길 보석 같은 직원들을 골라 채용할 수 있을 것이다.

정리=천유경 IGM 글로벌 응용센터 연구원